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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자 적어볼랍니다. 질문도 없고, 원하는 바도 없고.
결혼식은 한국에서 하고, 혼인신고는 양국에 모두 안 했습니다. 한 번 이혼한 적 있는 저 남자가
“너가 애를 낳으면 결혼신고 하겠다, 여자로 태어나서 내 덕에 결혼 한 번 해봤고, 이제 애도 한 번 낳아봐야지, 애도 못 낳으면 그게 여자냐?
(저 이미 50 살 몇일전입니다. 장난해? 저는 속으로 대답하지요. 뭔말을 해도 있는대로 못 듣고 자기 식으로 재해석해서 듣는 사람이라, 말 안 하는게 제 일신이 편합니다). ”그 남 자 왈, “한번 이혼해 봐서 아는데, 그 귀찮은 걸 또 하기 싫다. 양육비에 위자료에..이제 또 이혼 하면 난 거지다” 랍니다.
(저 남자, 어차피 재산은 빵원이나 마찬 가지에 카드빚 3천불을 안 갚고 수개월을 이월시키더군요, 저는 차값 3만몇천불도 할부 안 하고 현찰로 내는 성격인데, 저렇게 월급쟁이가 까짓 카드빚을 안 갚고 사는 게 답답합니다)저 남자는 건강 보험에 저를 가입도 안 해 줍니다. (혼인 신고 안 했어도 도메스틱 파트너로 가능한건데) 이유는,
“딸이 들어가 있는데, 당신까지 들어가면 보험료가 올라가는데…음…그럼 그 돈을 나한테 줘” (전 묵묵부답. ‘관두셔, 그냥 내 월급에서 내가 그냥 내고 말지’)성질 나면 욕을 수도 없이 합니다.$%#@ 시베리안 허스키는 기본, 십장생, 씨발라먹을… 이렇게 계속 욕 듣고 살다 보면, 제가 세뇌당하듯이 길들여질것 같아서, 빨리 갈라서야 한다는 각오입니다.
소개받은지 한 달채 안 되어서, 그만 보자고, 이혼남에 애도 있는 사람과 결혼하는 건 생각해 본 일이 없다, 소개자가 애 얘기는 몰랐는지 그 말은 안 했었다고 했더니, 회사로 찾아와서 소리 소리 지르고 욕하고 1시간 넘게 가지도 않고, (다행히 한국말로 욕하니 미국인들은 못 알아들었겠죠) 접근금지를 신청하고 싶었지만, 불쌍한 인생 하나 더 힘든 인생 만들기 싫어서, 그리고 저도 그런 법문제는 알지도 못하고 귀찮아서.
그런데 결혼후 이젠 자기 성질 나면, “당장 나가” 랍니다. 일주일에 두 번은 이럽니다. 아니, 집을 렌트해도 한달전에는 계약해야 하고, 집을 사더라도 한달은 걸리는데, 어떻게 당장 이삿짐을 꾸려서 이사 나갑니까? 그 사람의 요구에 의해, 집 모기지 원리금 전액을 제가 내는데, 얼굴 참 두껍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교회는 열성적으로 나가는데, 나 원 참, 그냥 착하게 살지, 교회 나가서 빌기만 하면 다 되나..
결혼한지 반년도 더 지났는데, 아직 옷, 화장품, 소지품 등등 그대로 박스에 있습니다. 기초 화장품 몇개, 옷 일주일치 5벌 빼고는 다 그대로 열댓개의 박스와 여행용 가방에. 뭐 하나 찾으려면 그 박스 다시 열어서 쓰고, 또 닫고… 귀찮지요.
저 남자는 부모가 이혼을 해서인가, 이혼도 쉽게 생각하고, 옷을 사도 환불, 여행을 예약해도 구매후 안 간다 버티고, 행사장은 예약 후 취소 반복하다 결국은 3진 아웃도 당해보고.
뭣보다, 친정 언니, 동생, 친구들과 전화도 카톡도 못 하게 하니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