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개념도 없었고 어리고 순진해서 미국가면 열심히 공부하고 영어 배우고 문화에 적응하기에 급급했지요. 시간이 흘러 직장도 잡고 공부도 다 마치고 나름 정착을 했지만…한국인이라는 것과 정많고 참견인지 관심인지 구분안돼는 한국인 정서는 정말 부인할수가 없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그냥 글 올렸습니다. 한국분들이 글 많이 올리셔서 좋네요.
흔히 오지랍이라고 하죠..”오지라퍼”라는 신조어도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미국에 왔을 때, 미국인들이 상대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고 개인의 사상의 자유를 존중해 준다는 문화가 일반화되었다는 것을 느꼈는데, 남과 다르게 생각할 자유, 그리고, 상대방이 먼저 다가와주기 전까지는 함부로 개인 신상에 대해 묻지 않고 존중하는 자세 같은 것에서 역시 매너가 사상에 배어있다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흔히 한국처럼 어떤 생각을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암묵적으로 강요하거나, 나이, 집단의 서열(일상생활의 만남 조차도)을 만들고 상하관계를 형성하려는 문화에서,
미국에 가니 내가 어떠한 생각을 하든 나의 자유고, 그럼에도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친절하게 웃으며 가볍게 인사하고, 문을 잡아주는 등 작은 매너가 일반화되어 있고,
저에게 호감 있는 분도 제가 먼저 다가와주길 전까지는 저의 의견을 존중해서 어떤 생각을 하든 배려하는 모습에서 상대방의 자유에 대한 무한 존중을 느꼈고, 왜 미국이 자유국가인지 느낄 수 있었죠.
어렸을 때 외갓집(충북 산골 마을)에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20리 길을 걸어서 들어가면 전기도 안들어 오는 30여채의 초가집이 있던 산골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했던 것은 마을 사람들의 성이 모두 같다는 것이었죠. 모든 사람들이 일가 친척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옛날부터 한국 사회는 일가 친척 중심의 마을 공동체로서 살아 온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일가 친척이다보니까 상대방의 일에 관심도 많이 가지게 되고 참견도 많이 하게 된 것이지요. 또한 서열도 만들어서 상하관계도 형성했겠지죠.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모든 다른 한국 사람을 자기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식사를 할 때에 한국 사람들은 반찬을 share합니다, 특히 찌게 같은 것을 먹을 때에는 자기가 먹던 수저로 그냥 떠 먹는데, 이런 음식 습관을 서양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가 없지요. 하지만 한국의 모든 사람을 자기 가족처럼 생각하는 민족성을 알게되면 이해가 됩니다.
몇년 전에 Virginia Tech에서 조승휘가 총으로 많은 학생들을 살해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한국 사람들이 이 사건에 대해서 미안함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왜 다른 한국 사람들이 조승휘 개인이 한 짓에 대해서 이렇게 미안해 하는지 이해를 못 했습니다. 이것도 역시 모든 다른 한국 사람을 자기 가족처럼 생각하는 한국의 특유한 민족성으로 이해를 해야합니다. 비록 조승휘가 모르는 사람이지만 같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마치 자기 가족과 같이 생각이 되었던 것입니다.
님글 보니 하나 생각나는게 있습니다. 어느 나이 지긋하신 분이 나이 젊고 한국말에 유창한 이민2세 한테 아주 개인적으로 질문하는걸 보았습니다. 저 역시 그런거에 익숙해서 별 대수롭지 않게 들었는데, 그 젊은이 왈 ” 그런거 물어보면 안돼는거 아닌가요?” 아주 당당히 (눈 똑바로 뜨고) 말하자 그 나이드신분이 순간 당황해 하시면서도 허허 하면서 넘어가는게 2세니까… 하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