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례지만 비슷한 환경에 처한 사람으로서의 이야기입니다.

  • #150014
    yjae 72.***.58.175 5884

    우선 간단한 소개.

    저도 그 쪽과 같이 일한지는 얼마 안됐고 (몇달전에 1년 됐네요), 세계적으로 절대 유명하지 않은 중소 기업에 자리 잡은 후 비슷한 생각 많이 했습니다. 또한 중소도시에서의 직장이라 연봉도 높지 않았구요. (뭐, 사실 제일 큰 이유였습니다-_-)

    그래서 한때 대기업으로 이직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헤드헌터들과도 연락하고 몇몇곳과 인터뷰도 하고 (RR Donelley, Rite Aid, Accenture, CGI AMS, LG CNS 등등) 어떤 곳에는 이직 직전까지도 갔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현재 있는 곳에 더 머물기를 추천합니다.

    첫째. 경력 관리입니다 ^^; 이직 면접을 할때 “왜 옮기려느냐” 에 “새로운 기회를 위해서” 라고 대답한다면 “1년도 안되서 지금 일이 지긋지긋해져서 좀 더 삐까뻔쩍한 간판만 원합니다 ^^” 로 해석 됩니다. ” 전 직장에서 뭐 했느냐” 라고 물어볼때 어떻게 대답해도 “아직 일을 제대로 배우지 않아 무슨 일을 맡겨도 실패만 했습니다, 그래서 새 직장 찾습니다, 일에 열정과 애착이 없답니다” 라고 해석 됩니다. 레퍼런스 체크 할때도 상사에게 연락하게 되면 좋은 대답 못 듣습니다. 개인적으로 평소에 정말 일을 잘했다고 생각해도 상사는 또 보는 눈이 다를겁니다. (특히 신입에게서는 ROI 를 기대하지 못 하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고 해도 역시 자기 일 처럼 도와주지 않을 겁니다. 이리 저리 힘듭니다 ㅠㅠ (저 같은 경우는 친하게 지내던 팀원이 먼저 이직하면서 회사 사람들 몰래 잘 통했습니다 ^^)

    둘째. 대기업은 그만큼 기회가 적습니다. 물론 교육도 많고 트레이닝도 확실하겠죠. (부럽) 하지만 말단은 말단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현재 일하고 있는 곳에서 갑자기 바빠져서 황당할 정도로 책임감 있는 업무가 맡겨졌는데요, 덕분에 이 기회에 다른 부서에서도 인정 받아 아마도 새 부서 만들면서 그 쪽으로 키 인물로 빠져나갈지도 모릅니다. (담당 프로젝트 매니저에게서 “올래?” 얘기를 들어서 미리 마시는 김칫국이겠죠^^) 물론 확실한건 아니지만 중요한건… 회사(또는 부서)가 작아서, 예상치 못 한 일이 있을때에는 그만큼 클 수 있는,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작을 수록 올라갈 수 있는 자리는 한정 되있겠지만 이건 대기업도 마찬가지고 때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 같은 경우는 그 기회가 왔을때 대처만 잘한다면 사장 눈에도 들 수 있는 일이구요.

    셋째. 중소기업에서는 자기 계발할 기회가 충분합니다. 이건 제가 IT 쪽으로 일해서 유난히 더 그런지 모르겠는데, 확실히 자신에게 좀 더 결정권이 있는 선택이 주어지고 그리고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유연적인 것 같습니다. 배울 수 있는 것도 배우고. 그리고 개인적인건데 중소기업에서는 (특히 미국에서는) 한 사원을 회사의 부품이 아닌 하나의 인격으로서 더욱 더 대해주는 것 같구요. 제가 있는 곳이 Non-profit Org. 라서 더 그런건지도. 그리고 정치적 게임도 좀 덜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떤 곳은 면접하면서까지 그런 느낌이 팍 오는 곳이 있더군요;;; )

    넷째. 아시다시피 대기업에서는 기대치도 높을겁니다. 처음부터 100을 원하는데 능력이 안되서 75의 아웃풋을 내는 것 보다 50의 결과를 원하는데 75의 아웃풋을 내는게 더 좋겠죠?

    뭐 기타 등등이 있겠고 대기업으로 가도 장점이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졸업생들의 부러움을 못 받았아도 현재 주어진 일을 마스터 하고 자기 자신에게 투자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곳” 에 있기를 추천드립니다. ^^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었고 계신 업계와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있겠네요. 다른 선배님들께서 더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실듯.

    일 열심히 하시고 미국에서 한인의 뛰어난 능력 꼭 보여주시면서 ^^ 보람 찬 직장 찾으시길.

    화이팅입니다.

    • duke 71.***.229.93

      잘 읽었습니다. 이직을 계획할때 생각해야 할점을 잘 정리해 주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