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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한 지 이제 겨우 3달 지났습니다.
한국에서 나름대로 좋은 경력 쌓았었고, 대학원 진학도 꽤나 잡 마켓이 좋은 데로 해서, 졸업한 후에 잡 인터뷰도 수없이 많이 받았었습니다.결국 좋은 데 인턴 제의가 들어와서 인턴하면 당연히 풀타임으로 연결되겠지 싶었었죠. 근데…
제가 대인관계가 별로 안 좋아요. 해끼치는 건 없는데 대신,
말도 없고.. 잘 웃지도 않고.. 농담도 못 하고.. 그냥 멀뚱..
괜히 딴 사람 불편하게 만드는 태도라고나 할까…
영어 소통까지 안 되는 상황에서 태도까지 이 모양이니, 좀 문제가 되긴 되더군요. 아뭏든 인턴 생활을 끝내고 이것 때문인지 잡 오퍼를 받지 못했습니다. 초조한 가운데 계속 잡 인터뷰를 했고, 좋은 곳으로부터 많은 인터뷰 콜을 받았습니만, 당시에는 인터뷰 요령도 잘 몰랐고(지금은 대충 어떤 질문에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알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속 실패를 거듭하다가 용케 현 직장을 구했습니다. (H1B 조기마감 사태와 관련, 제가 얼마나 피말랐었던지…)아뭏든 구한 직장을 꽤 인지도 있고, 잡 안정성도 있고, 샐러리도 기대 이상으로 높고, 회사위치도 좋고, 자기 맘대로 조기퇴근해도 되고, 집에서 일해도 되고… 아뭏든 이상적이라 할 수 있죠.
문제는!!!
제가 할 일이 없다는 거죠.
자리를 못 잡는다고나 할까요?
부서에서는 모두 다 시니어들만 있고, 주니어 레벨로는 제가 처음입니다.
첫 프로젝트에 딴 두명의 시니어와 같이 일하게 됐는데, 저는 그 중 한 시니어를 돕는 보조적인 일을 하게 됐죠. 근데 제게 질린 모양입니다. 일을 안 주는 건 물론이고, 가능하면 마주치기조차 싫어하더군요.첨엔 다 내 잘못이려니 하고 노력하다가, 결국은 딴 동료에게 이야기했고, 이 동료 덕택에 그 프로젝트 내의 다른 시니어와 일하게 되었습니다. 인간관계는 훨 나아졌지만, 일은 더 없어졌습니다. 그 이전 시니어가 프로젝트 주축이 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사실 이 시니어도 팀내 일거리를 찾아서 하는 형편.
며칠 전에는 미팅에 들어갔는데, 이전 시니어가 절 보더니 “you don’t need to be here”라고 하더군요. 그 사람 많은데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자존심 상하는 게 장난 아니더군요.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나 싶기도 해서, 현 시니어에게 이야기 했더니, “너는 일종의 백업이다.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해라.”고 하더군요. 그래, 참자..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미팅에서 “참가할 필요 없는 사람들을 나눠서 미팅초대를 할까 생각중이다.”라는 리더십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딱 저를 지목해서 이야기 하는 것 같더군요. 정말 .. 사실 저는 미팅에서 입뻥끗 안 합니다. 계속 듣기만 할 뿐이죠. 쟤는 왜 저기있나 싶기도 할 만치…
암튼, 오늘 이런 이야기 듣고 나니, 정말 내가 왜 여기서 이런 대우 받아야 하나 싶더군요. 결론적으로, 새 직장을 찾아야 할 것인가.. 의 문제입니다.
새직장을 구할 자신은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곳에서도 과연 내가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죠.
또 하나, 이곳에 있으면 장기적인 잇점이 많죠. 저랑 사이 안 좋은 시니어 위로는 저를 뽑아준 여자가 있는데, 이 여자가 이 부서에서 제일 힘이 쎕니다. 이 여자와 이런 일로 대화를 했는데, 여자 왈
“현재 네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참을성이다.”라고 조언해 주더군요. 이 여자가 저를 많이 이뻐해 줍니다. 근데 이 여자가 곧 출산 휴가를 가죠. (7달)
7달 내에 짤리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짤린다는 건 상상을 안 해 봤습니다. 어떤 식으로 짤리나요?) 아뭏든 7달을 이모양 이꼴로 버틸 생각을 하니 답답하죠..(프로젝트가 1년짜리입니다.)남들은 정신없이 바쁜데 혼자 빈둥거리자니 눈치 보이고, 다른 사람들도 슬슬 제가 하는 일 없다는 것도 아는 모양이니…
정말 답답합니다.
직장 선배님들, 저 새로 직장 구해야 할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