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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아내와 3살된 딸아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31세의 개발자입니다.
저는 경기도권 4년제 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하고 PHP/ASP/ASP.NET 개발자로 5년 5개월, 그리고 현재는 Windows CE 기반의 EVC 개발자로 약 5개월째 근무하면서 COM이나 ATL, ActiveX 등의 기술에 대해 이제 막 발을 들여놓은 상태입니다. MFC는 예전부터 조금 했었지만요.
특별히 프로그래밍을 뛰어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는 발에 차이는 MS 기술 기반의.. 특히 .NET 위주의 개발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지방대 출신이라는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대학 시절부터 사회생활 초기까지 서울 강남의 비교적 이름있는 컴퓨터 학원 강사로도 2년정도 활동했었고 MS로부터 ASP/ASP.NET MVP 자격도 받았고 MCAD 자격도 취득했습니다. 또 ASP와 ASP.NET 책도 각각 2권씩 집필하기도 했고요. 지금은 Windows XP에 대한 책을 집필 중이고 이것이 끝나면 VB.NET에 대한 책도 집필할 예정입니다. 현재 연봉은 3,500만원 정도 받고 있고 송파구에 조그마한 아파트도 장만하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LA에 있는 한인회사로부터 입사제의를 받았습니다. 이 회사의 구인광고를 보고 이력서를 보냈는데 입사 요청을 받은 것이지요. 현재 배낭 여행자들을 위한 호스텔이나 렌트카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제가 입사를 하게 된다면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프로젝트의 매니저를 맡아 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회사는 현재 직원도 10명 남짓이고 여러 차례 전화와 메신저로 인터뷰를 하는 동안 재정 상태가 그다지 썩 좋은 것같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회사가 제시한 입사 조건은
1. 연봉 42,000불 (세금 지원 없습니다.)
2. 이주비, 미국 입국시 항공권, 주거비, 생활비 등에 대한 지원 없습니다.
3. 제가 현재 가지고있는 B1/B2 비자를 H1B 비자로 바꿀 수 있도록 스폰서 해준다고 합니다. H1B 비자 취득 후 영주권 신청에 대해서는 거절이라기보다는 영주권 신청 자체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네요.이렇습니다. 사실 2~3년전부터 해외로 진출해 보고 싶었기에 몬스터닷컴이나 캐리어빌더 등에 이력서도 수없이 제출했던 저였고 또 현재 회사에서 독일로 몇 번 출장을 다니는 동안 이런 욕심이 더욱 커져갔기에 입사 제의를 받은 것이 더할나위 없이 기뻤지만 회사가 탄탄한지, 정말 마음놓고 오래도록 근무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도 없고 저 연봉으로 3식구가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부족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실 여차하면 저 혼자라도 일단 가서 자리를 잡고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서 연봉을 6~7만불 수준으로라도 올려놓고 가족들을 데려올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요? 게다가 영어 실력 또한 뻔합니다. 독일과 협업하면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저 몇 가지 형식의 문장을 그 때 그 때 바꿔가며 겨우겨우 제 의도를 전달하는 수준입니다. 아무리 LA에 한국인이 많다지만 제대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당분간은 되도록 한국사람을 멀리하고 싶은데 말이지요.
틈이 나면 공부를 더 해서 소프트웨어 설계자가 되겠다는 나름대로의 각오나 목적은 분명하지만 회사가 탄탄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의구심, 그리고 가족들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점, 무엇보다 회사가 현재 운영하는 사이트가 게시판에 한달에 한 두건의 글조차 올라오지 않는 거의 죽어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여기에 제 영어 실력까지 한 몫하네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 선배님들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