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아기때문에 아내의 커리어가 단절되었거나 다른 이유는 없나요?
님 말씀처럼 남편이 많이 도와준다는 가정에서
집에서 아이 한 명을 돌 보는 “노동”은 그 자체로만 따지면 그렇게 힘들 지 않겠지만
다른 심리,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힘들 수 있어요.
사람에 따라서는 밖에 나가서 직장생활 하는 게 집에서 말 안통하는 아기 보는 것보다 쉬운 사람도 있고요.
나는 이렇게 애만 보다 집순이로 끝나는 걸까.. 이런 자괴감때문에 더 히스테리가 나올 수 있거든요.
딱 입장 바꿔서 님이 당장 직장 그만 두시고 집에서 하루 종일 애 보시는 거 한 1-2년 하실 수 있나요?
매일 반복되는 하루 하루, 치워도 끝없고 표시도 없는 살림, 말 안통하는 애 뒤치닥거리
속 터 놓고 말할 사람도 별로 없는 외로움.
이것보다 제일 힘든 건 함께 사는 사람 뿐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조차 ‘니가 하는 일이 뭐 있어? 집에서 애 하나 보는 거 말고’
라는 시선을 받아 들이면서요.
딱 1년만 해 보고 말씀하세요. 어쩌다 한 두 번 하면 다 재밌어요.
그래서 조카가 자식보다 예쁘다는 말도 있고요. 조카는 애인 (잠시 보니 뜨겁고 예쁘기만 하고 헤어지고 나면 그립죠),
자식은 배우자라고 (깊은 정이야 있지만 늘 봐야 되니 지겹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