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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에 연하남에 대한 호기심에 관한 글 쓴 노처녀입니다.
한동안 둘이 그 소위 말하는 썸을 좀 탄거 같아요. 둘이만 같이 점심도 나가서 먹고, 하루에 한번은 짬내서 간단히 한반퀴 돌거나 누가봐도 유치한 장난을 둘이 많이 치기도 하고..가지도 않던 해피아워 이런거 같이 찾아서 가고..뭐 그런거?
근데 조금 헛갈려요. 가만히 보면 그냥 상남자인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저보단 연애경험이 많은거 같기도 하고..가끔 저를 질투심 유발하려고 떠보는 것도 하는거 같고, 조금만 챙겨줘도 기분 업되는게 보이기도 하고..계속 술먹으러 가자, 점심 먹자, 여자친구? 뭐 이런 말을 떠보는데 질문을 제가 답을 할 수 있게끔 하는게 아니라 혼잣말 던지듯(?) 그렇게 던져서 꼭 그게 뭔가로 발전이 안되는 안타까운 현실이 몇주 쨉니다. 저도 뭐 연애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처음엔 나이 때문에 망설였는데, 그냥 지금은 좋아요. 보고 있으면..그래서 연결되면 에이 그냥 만나지 뭐 이런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기다리다 기다리다 이건 뭐 진전이 없어서 얼마전에 홧김(?) 비스무리하게 이하모니를 무료 버젼으로 해봤거든요..
근데 놀랍게도 바로 반응이 쭉쭉 오더라구요. 저보다 연하 5-6살에서 연상 5-6살까지. 그래서 다른 회사 동료랑 잡담하다가 농담삼아 서른살인 남자가 이런 메일을 보냈다 보여준적이 있는데..전 사실 답장도 안했고 더 뭐 진전 시켜보고 싶은 마음도 없었거든요. 근데 오늘 사무실에 다같이 있는데 이 동료가 갑자기 놀리는거예요. 얘 요즘 서른살짜리랑 데이트하려고 한다고. (저는 서른 중반)헉.. 저도 준대로 돌려받은 셈이지만, 이 동료가 너무 치근덕대서 좀 깨라고 일부러 보여준건데 갑자기 그런 얘길 왜 다들 있는데서 꺼내는지..그냥 난 오는 사람 안막고 가는 사람 안잡아 20대도 나 좋다면 만날건데 이러고 말았어요.
옆에서 일하고 있는데 다 듣고 있더라구요. 근데 반응이 좀 처음에 당황한 기색? 그런거 같았어요. 다른 회사 동료가 전화로 롱위켄드 뭐할꺼냐 해서 요번엔 좀 새로운 요리를 개발해 볼 생각이라고 했더니 갑자기 남자친구랑 통화하냐고 툭 끼어들질 않나..서로 암묵적으로 남자친구 여자친구 없는거 확인된 상태였는데….
남자분들은 관심있는 여자가 다른 사람 만나는거 같은 눈치면 그냥 바로 마음 접나요? 관계가 정리 된거도 아닌데 나서서 해명을 하는 것도 이상하고.. 지금까지 서로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참 마음만 들떴다 실망했다 힘들어서 못하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 왠수같은 동료때문에 사이가 좀 이상해 진거 같아요… 그 동료가 가고 난 뒤에 지가 좋아하는 롹음악 틀어놓고 흥얼거리더니 저한테 아리송~한 말을 계속 농담반 던지고 좀 싸한거 같아요. 자기가 부르는 노래는 그냥 부르는게 아니라 다 의미가 있다나..그러더니 killing me softly.. 저러니까 일방적으로 당하는 저도 좀 짜증나기도 하고.. 왜 제가 갑자기 궁지에 몰린 입장처럼 안절부절인지.. 얼마전에 둘이 내기해서 제가 5불을 딴 적이 있는데 또 오늘도 내기하다 내가 이겼어 이랬더니..사실은 자기가 이긴거래요. 그래서 왜? 그랬더니 모든건 마인드 게임이라나..다 riding high and low라고..당췌 뭔소린지. 갑자기 좀 mean하게 구는거 같기도 하고.. 걘 내일부터 휴가라 다음주에 볼텐데 정말 이상한 기분으로 헤어졌네요.
사무실 둘이 같이 쓰는데 정말 신경이 오죽 쓰이는게 아니고..속마음도 모르겠고..정말 차라리 다른 사람 만나서 move on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횡설수설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정말 오래간만에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만났는데 가슴이 덜컹하고 좀 살짝 기분이 상하네요.
억…진짜 얼마만에 가슴 설레인건데..그냥 진짜 이하모니로 누굴 만나면 싹 잊을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