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개구리 왕자

  • #102319
    ABC 67.***.80.56 2326

    디즈니의 신작 개구리 왕자가 개봉되었습니다.

    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그 캐릭터의 신선함 때문에 놀라운데요.

    다름이 아니라 바로 공주님의 피부색이 흑인이라는 것입니다.

    기존의 대부분(아니 100% 던가요?) 애니메이션의 왕자님과 공주님은 늘씬한 외모의 ‘백인’이었습니다.

    실사 영화에서도 귀족, 왕족은 무조건 백인이었죠.

    애니메이션 속의 배경이 되는 중세 유럽을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흑인 공주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비현실’임은 맞습니다.

    어쨌든 디즈니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기존의 통념을 깨는군요.

    개인적으로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 전래동화 책의 삽화 속 등장인물들의 외모 역시 지극히 서구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콩쥐 팥쥐 그림책을 봤는데 그림책 속의 콩쥐는 눈이 얼굴 반만한, 늘씬한 서구적 체형의 미인으로 그려졌더군요.

    책방에 가셔서 요즘 그림책을 감상하시면, 비단 우리나라 전래동화 뿐 아니라 대부분의 그림책 속의 인물들은, 그게 서양인이든 동양인이든 모두 서구적인 마스크와 체형으로 그려져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즘 티비에 등장하는 ‘주류’ 연예인들 외모 역시 머리카락 색깔만 검은색일 뿐 만약 빨간머리, 또는 금발로 염색을 한다면 백인과 하등 차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갈수록 서양적인 가치에 우리의 전통적인 가치관이 소멸되고 잠식되는 씁쓸한 현상입니다.

    약 10년 전 쯤, 카투사 복무 시절 미군들을 인솔해서 민속촌에 관광을 갔습니다,

    거기서 마침 소풍을 온 듯한 유치원생 또래의 아이들과 마주쳤는데 꼬맹이들은 미군들을 무슨 할리우드 스타인 양 착각을 하고 줄을 서서 싸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도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라 제지하지 못하고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에, 반면 미군들은 자기들에게 달려들어 싸인을 요구하는 꼬맹이들에 신났는지 싸인을 해 주느라 바빴습니다.

    요즘은 외국인 구경하는 게 옛날만큼 새롭진 않지만, 아직도 외국인, 특히 백인은 우리에게는 잠재적인 의식 속에서 우월한 인종으로 인지되는 게 아닌가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런 식의 백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백인의 외모가 미의 기준으로 자리잡아가는 현실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추정해 봅니다.

    • * 71.***.168.185

      영화를 본 것은 아니고, 애들 학교에서 오는 전단지를 통해서 그 그림책을 하나 사줬습니다. 흑인이 주인공인것은 좀 신선했는데, 좀 좋게 보셨네요. 전…그냥 결국 디즈니 평소때 스토리하고 별로 다를바 없는걸로 봤습니다.

      뭐, 가끔 할리우드 영화보면 흑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도 하고, 심지어는 하느님으로 등장하기도 했지요. 전 그정도 시도로 봤습니다.

      나머지 내용은…결국 멋진 남자하고 결혼하려는 다른 디즈니 프린세스하고 비슷한것 같았습니다. 또 하나 다른 점은 ….다른 디즈니 프린세스들은 왕자하고 결혼하는거 자체만 목표인데, 이 흑인공주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는게 꿈이라는게 하나 더 들어간것이 좀 다르군요. 그런데 이야기 읽어보면 주제는 멋진 남자랑 사귀는 이야기이지 레스토랑 운영해서 성공하는것은 상당히 부수적인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금발백인을 동경하는것도…한국서는 미국문화때문에 그렇긴 했구요. 백인 천지였던 중부시골에 살때도 아무래도 좀 그런 경향이 있었습니다. 절대적인 기준이였지요. 그리고 제이레노가 올림픽때 북구유럽선수 입장하는것보고 진짜 금발들을 봤다고 농담한것도 생각나고…텍사스가 제일 금발염색약이 많이 팔렸다는 기사도 생각납니다.

      그런데 또 히스패닉 천지인 서부의 소도시에 살다보니 또 생각이 달라지는것을 느낍니다. 아마 저희 애들의 배우자는 히스패닉 계통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sd.seoul 66.***.109.18

      원글/님의 아이는 다 컷나봅니다.
      매일 아침에 나오는 PBS 의 Super Why! 에서 나오는
      princess pea 를 모르시다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