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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대통령과 만찬하면서 우리 대통령 각하께서 뻥을 좀 심하게 치셨네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지난 대선 때 괴한이 권총을 들고 집에 협박하러 왔다”고 밝혔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이 대통령은 지난 1일 헝가리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최근 협박 편지를 받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나도 지난 대선 때 어느 괴한이 권총을 들고 집에까지 협박을 하러 와서 놀란 적이 있는데, 경호원들이 붙잡고 봤더니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그냥 돌려 보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측근인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은 3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나와 “(대선 당시) 어떤 이가 (이명박 당시 후보 집에) 전화를 해서, 자기가 총기 탈취범이라면서 협박을 하고 총 소리로 전화기에 ‘탕탕탕’ 하면서 살해 위협을 했다”며 “당시에 댁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이어 ‘실제 총을 쏜 소리였냐’는 진행자 질문에 “아니다”라고 해명했고, ‘그냥 돌려보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군요’라는 물음에는 “아마 (이 대통령이) 압축 표현을 해서 그런 거 같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경찰이) 아마 그런 발신자 추적 등을 통해서 그 협박범을 체포를 했고 체포를 해서 어떤 사람인지를 봤더니 단순히 사회불만 세력이었다, 이렇게 보고가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의 진중치 못한 말 한 마디에 대한민국은 대통령 후보까지 권총으로 위협하는 무법천지의 나라가 되었다”고 비꼬았고,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외국 국가원수를 초청한 만찬회 석상에서 대통령이 직접 밝힌 비화가 ‘날조된 거짓말’이라는 항간의 의구심은 국익 차원에서라도 속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