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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으로 외롭습니다.
혼자 참으로 성깔이 그따위니 그렇지 하지만
안 외로운 성깔로 변할 자신도 없습니다.제에게 오는 전화는 크게 작게 대부분 부탁을 하는 전화입니다.
제 스케줄이 허용하는한도내에서 거절 한 적이 없습니다.
근데 저는 남에게 부탁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상대방이 부탁해준일을 해준후 연락이 다시는 없을 때는
혼자 나도 그 비슷한 일을 그 사람에게 부탁해야 하는 거 아닌가
곰곰히 곱씹어봅니다만
저 같으면 그런 부탁 안 할 거 같은데..하는 생각이 대부분 들면서‘그러니까 니 성질이 보통이 아닌거지’ 합니다.
예를 들어 본인 생일이라고 전화가 옵니다.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선물/카드 들고 가서 축하도 해주고
아님 귀찮아서 선물만 주고 생일잔치는 안 가요.
근데 저는 제 생일이라고 남에게 전화할 필요를 못 느껴요.
내가 태어난 날이 뭐 큰 의미인가 싶어서요.새 차를 사서 롸이딩이 필요하다면 가서 해 줍니다만
저는 새 차 살 때 그냥 택시 타고 갑니다.세상에 잠깐 들렸다 갈 사람 처럼 영혼은 빚진 거 없이
아주 자유로운데 경우에 따라 약간 외롭거나
심적으로 어려운 고민이 생길 때는 많이 외롭습니다.신하고나 대화를 해 볼까 해서 종교 생각도 해봤습니다만
그 신하고 같이 지내야 할 사람들이 자기랑 같지 않은 저를
자기 처럼 꿰맞추자는데는 그렇게 바뀔 자신이 없습니다.
일단 일요일마다 신을 만나자는데 저는 일요일마다 일을 하거든요.
성당에 한 번 교리공부를 해 볼까 들렸다가 일요일은 일을 하느라 안되는데요….했더니 저 보고 더 생각해보고 결정되면 오라고 해서
그냥 나온 적도 있습니다.그냥 나무로 태어나서 몇 백년 묵묵히 서 있을 걸 그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