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외로운 이유..

  • #102233
    67.***.27.24 2557

    나는 참으로 외롭습니다.
    혼자 참으로 성깔이 그따위니 그렇지 하지만
    안 외로운 성깔로 변할 자신도 없습니다.

    제에게 오는 전화는 크게 작게 대부분 부탁을 하는 전화입니다.
    제 스케줄이 허용하는한도내에서 거절 한 적이 없습니다.
    근데 저는 남에게 부탁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상대방이 부탁해준일을 해준후 연락이 다시는 없을 때는
    혼자 나도 그 비슷한 일을 그 사람에게 부탁해야 하는 거 아닌가
    곰곰히 곱씹어봅니다만
    저 같으면 그런 부탁 안 할 거 같은데..하는 생각이 대부분 들면서

    ‘그러니까 니 성질이 보통이 아닌거지’ 합니다.

    예를 들어 본인 생일이라고 전화가 옵니다.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선물/카드 들고 가서 축하도 해주고
    아님 귀찮아서 선물만 주고 생일잔치는 안 가요.
    근데 저는 제 생일이라고 남에게 전화할 필요를 못 느껴요.
    내가 태어난 날이 뭐 큰 의미인가 싶어서요.

    새 차를 사서 롸이딩이 필요하다면 가서 해 줍니다만
    저는 새 차 살 때 그냥 택시 타고 갑니다.

    세상에 잠깐 들렸다 갈 사람 처럼 영혼은 빚진 거 없이
    아주 자유로운데 경우에 따라 약간 외롭거나
    심적으로 어려운 고민이 생길 때는 많이 외롭습니다.

    신하고나 대화를 해 볼까 해서 종교 생각도 해봤습니다만
    그 신하고 같이 지내야 할 사람들이 자기랑 같지 않은 저를
    자기 처럼 꿰맞추자는데는 그렇게 바뀔 자신이 없습니다.
    일단 일요일마다 신을 만나자는데 저는 일요일마다 일을 하거든요.
    성당에 한 번 교리공부를 해 볼까 들렸다가 일요일은 일을 하느라 안되는데요….했더니 저 보고 더 생각해보고 결정되면 오라고 해서
    그냥 나온 적도 있습니다.

    그냥 나무로 태어나서 몇 백년 묵묵히 서 있을 걸 그랬죠?

    • 69.***.20.195

      짧은 글을 가지고 글쓴 분을 평가하기는 그렇지만, 성격이 원래 독립적인 분이시고, 마음이 착하지만, 자신을 남에게 오픈하는 법을 모르시는 분 아닌가 싶습니다. 글을 읽으면 외로움이 뚝뚝 묻어납니다만, 외로움은 참는거야라고 혼자서 트레이닝을 시키시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또 도덕적이신 분인거 같구요.

      타인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부탁한다면, 원글님도 스스로가 할수 있는 일이더라도 같이 부탁을 해보세요. 속마음도 좀 터 놓고, 그러면서 인간관계를 좀 넓히시는 것이 사람사는 세상아닌가 싶습니다. 혼자서 살수 있는 것이 세상인거 같고, 사람때문에 힘들어서 숨고 싶어도, 사람때문에 사는 것이 이 세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 동감 65.***.183.66

      남일 같지 않습니다. 크고 작은 부탁을 스스럼 없이 들어주시 시작했더니, 나중에는 댓가(?)없이 일을 시키려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게다가 위로받으려 털어놨던 일은 남들 입에 오르내리는 동안 각색되어 얼토당토않는 이야기가 되어있더군요. 덕분에 저는 사람 만나는게 무서워졌습니다. 결국엔 사람때문에 신과의 거리도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 md 192.***.94.106

      저에게는 종교가 불교든 기독교든 천주교든 상관없지만, (목숨 걸고 상관있다고 하시는 분들 의견도 존중), 원글님 불교도 한번 고려해 보심이…

    • lol 24.***.31.37

      꽤 피곤한 성격이지요! 저는 제 스케쥴을 옮기면서까지 남의 부탁을 들어줍니다.
      혼자살때는 사람좋다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 결혼하고 나니 식구한테 피해가 되더군요.. 울 마누라님 왈 “nice는 좋은건데, too nice는 handycap”이라고 하더군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적당히 세상에 빚도지면서 맞쳐가는게 순리입니다.

    • santada 173.***.107.93

      이건머.. 참..
      제가 완전 만취상태에서 나도 모르게 올린 글인 줄 알았습니다.. -,.-
      “나무로 태어나 몇 백년 묵묵히…. ?” 여기서 전율이 오네요.. 전 나무이고 싶습니다.. 나무가 못 된다면 깊은 산속 나무꾼이고 싶습니다.. 님의 글.. 참 슬프네요.. 힘내자구요..

    • 1 173.***.216.28

      저도 원글님과 아주 비슷한 성격을 지닌 남자사람으로서 원글님 생각에 100% 공감합니다.
      제가 천주교신자로서 한 말씀 드리자면 천주교신자들중 마음따뜻한 사람들은 많은데 신앙과 전교(선교)에 있어선 기독교신자들만큼 열렬하지가 않죠. 안타깝지만 사실이구요.
      원글님께서 천주교신자들과 가깝게 지내다보면 제 말뜻을 이해하실 겁니다. 원래 천주교신자들은 비천주교신자들에게 ‘우리 같이 성당 다닙시다’라는 말을 잘 안 합니다.
      천주교에는 카톨릭 교리통신교육이라는 게 있거든요. 예비자가 천주교 신자가 되기전 받는 교리교육을 우편으로 하는 겁니다.

      북미주 카톨릭 교리 통신교육회에서 예비입교희망자에게 카톨릭(천주교) 교리로 공부할 내용과 문제를 우편으로 12번 나눠서 보내주고, 예비입교자가 문제에 대한 답을 작성해서 ‘교육회’로 보내는 것을 12번하면 수료증을 받을 수 있고, 통신교리수료는 일반 성당에서 6개월간 예비자교리교육 받은 것과 동일하므로 이걸 (한인) 성당에 제출하시면 원글님은 영세받아 정식으로 카톨릭 신자가 되실 수 있습니다.

      북미주 카톨릭 교리 통신교육회
      11507 Savage Lane, Apple Valley CA 92308
      담당: 김 아델라
      이메일: adellall507 앳 hotmail.com
      전화 706-684-2024
      김 아델라 교우님께 연락해 보세요.

      그러진 않겠지만 혹시 카톨릭 교리 통신교육받으려면 돈내야 한다고 하거든 ‘그냥 안 하겠다’고 하세요. 제가 천주교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없지만 저에게 연락하시면 카톨릭에 대한 다양한 읽을거리와 관련자료를 소개해 드리고 카톨릭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겠습니다. 제 이멜주소는 oceanblu9 앳 핫메일 닷 컴 입니다. 저는 원글님과 비슷한 성격의 소유자면서 동시에 천주교신자이므로 원글님의 입장(눈높이)에서 원글님께서 편안한 상태에서 카톨릭을 이해하실 수 있도록 카톨릭을 알려드릴 수 있을 겁니다.

    • 1 67.***.81.19

      정정합니다.
      위 아델라 교우님 이멜주소가 교육회 주소중 zip code를 포함해서
      adella11507 앳 hotmail.com
      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