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후두암이시라고… (답변 감사드립니다.)

  • #102230
    동생이 75.***.199.84 3025

    지금 막 한국에 전화해보니 …
    아버지가 후두암 4기라고 그러는데 ….
    후두암중에서도 하인두암이라고 ..
    우리 아버지는 참 정갈하게 사신 분이신데 .. 어떻게 이런 일이 …

    혹시 후두암인 가족을 두셨던 분이나 두신 분있으시면 정보를 좀 얻고 싶네요 …

    아버지가 올해 유월에 이미 후두암 수술을 하시고 방사선 치료를 하셨었는데 …
    재발되었다고 그러네요 ..
    아버지 연세가 83이신데 …
    아버지가 음식을 코로 공급하고 있어서
    지금 몸무게는 45 킬로그램밖에 안된고
    물을 마시지도 못하신다고 그럽니다.
    또 수술을 어떻게 하냐고 가족들은 안된다고 그러는데 …
    제 생각에는 재수술을 했으면 좋겠는데 …
    동생은 아버지가 고통스러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재수술은 싫다고 그러는데요 ..

    다른 분들의 경험담을 좀 듣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답변 감사드립니다.
    아버지는 더 이상 수술을 안하시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병원에 계시면서 영양주사와 진통제를 맞고 계십니다.
    코에서 위까지 줄로 연결해서 음식을 공급하던 것을
    아버지가 무의식 중에 코의 줄을 빼버리셔서 배에 구멍을 뚫어서
    위까지 호스를 연결했습니다. 지금 현재는 배의 호스로 음식을
    공급하지는 못하고 영양제 주사만 맞고 계십니다.
    우선 아버지가 수술하시는 것을 강력하게 원하지 않으시고
    가족들도 더 이상 수술울 하지 않고 자연 치료법을 쓰기로 했습니다.
    우선은 알라스카산 차가 버섯과 30년 이상된 도라지를 구하여
    끓여서 배의 호스로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병원에서 퇴원하시면 집으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아버지가 강력하게 집에 가기를 원하십니다.
    일단 아버지가 의식이 있는 한은 집에서 모시기로 했습니다.
    의식이 있는 상황에 요양원으로 모시면 우리 아버지 성격에
    아마도 곧 숨을 멈추시고 생을 마감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집에 꽃과 나무들이 굉장히 많은데 아버지가 그것들을 가꾸시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셔서 그간 수술받으시고도 계속 그 꽃나무들을 가꾸어 오셨습니다. 이번에 퇴원하시면 집에서 모시면서 집에 계시는 동안 차가버섯 우려낸 물과 30년 이상된 도라지를 끓여 식힌 물을 계속 아버지의 배에 있는 호스로 공급해서 병이 차차 치료되기를 바라기로 했습니다.

    저는 자연요법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우리 식구들을 자연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일단은 아버지가 연로하셔서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퍼지지 않았다는 점이 다행이고 앞으로도 다른 부위로 크게 번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유월에 있었던 한번의 수술과 한달간의 방사선 치료로 일단은 큰 암세포들은 다 제거되었다는 것도 다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현재 아버지가 사시는 집이 산 바로 옆에 있어서 공기가 맑다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답글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얼바인 68.***.66.195

      미국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계시겠네요. 걱정이 많이 되시겠어요. 그런데, 잠깐 생각을 정리해보시지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 동원해서 치료하는게 의료인들의 사명인것은 알지만, 삶이란 연명에만 의미가 있는것은 아니니까요.

      아버님께서 평소에 어떤 사생관을 갖고 계셨는지 혹시 아시는지요? 본인이 아니라면 다른 동기분들이라도 아버지와 그런 대화를 나눴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80대면 왜정때 교육받은 분이죠. 이분들은 특히 인위적인 생명 연장 행위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군국주의 일본의 문화 영향이리라 짐작합니다.

      의료 사전지시서 작성시 입회를 하는 직업에 종사하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노인들의 경우 인위적인 일체의 생명 연장 행위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대의 경우를 아직 한번도 못 봤습니다만, 언젠가는 그런분을 만날 것같아서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의료인이 아니라 후두암의 재발시 생존 기간은 잘 모르지만, 아버님의 평소 말씀을 한번 떠올려 보시고, palliative care도 고려해보시는게 어떨런지요. 실제로 곁에서 겪었던 동생분의 의견도 충분히 타당성이 있어보입니다.

    • 원글님 66.***.232.245

      “또 수술을 어떻게 하냐고 가족들은 안된다고 그러는데 …
      제 생각에는 재수술을 했으면 좋겠는데 …
      동생은 아버지가 고통스러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재수술은 싫다고 그러는데요 ..”

      병마와 싸우는 아버님을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과 그 자신은, 한참 떨어져 미국에 계신 님과 생각이 정말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혹시나 아버님이 좀더 오래 살아 계셨으면 좋겠다는 것은 때론 원글님만의 이기적인 생각이 될 수 있습니다.

      당사자와, 모시는 분들에게 고통만 가중 될수 있습니다.

      가슴 아프시더라도, 옆에서 모시고 보는 분들의 의견을 존중 하는게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 sd.seoul 137.***.22.245

      “The right to die with dignity”는
      “군국주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인간의 권리입니다.

    • 얼바인 68.***.66.195

      sd.seoul님, 저는 평소, 님의 식견에 감탄하던 사람입니다만, 이런 식으로 글의 본류와 크게 관계 없는 부분에 대해서, 핀잔 비슷하게 찌르는 것은 과하신 듯 합니다.

      제가 “군국주의”를 거론한 부분은, 최후의 순간까지 인간이 누릴 권리가 있다 없다의 이야기와 무관한 대목입니다. 저는 그 문단에서 cohort에 따라 다른 가치관을 지닌다는 보편적인 사실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특정 Cohort가 성장할때, 지배하던 시대 사조는 평생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굳이 증명이 필요없는 정설이니까요.

      원글님이 올리신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아버님의 평소 의중을 모르다보니), 간접적인 자료나마 의지해서, 설득력있게 설명을 드리려고 했던것인데, 그중에 한 단어를 골라서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좀 느닷없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원글님의 답답하고 속상해 하는 상황을 알면서도, 댓글들 끼리 반론하는 점에 대해 원글님께 미안합니다.

    • 저도요 64.***.211.64

      위에 “원글님”님께서 중요한 이야기 써주셨네요. 자주 일어나는 시나리오닙니다. 잘 생각해보십시오.

    • sd.seoul 137.***.22.245

      원글/님
      쓸데 없이 댓글에서
      곁가지 이야기를 해서 죄송합니다.

      원글/님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댓글의 얼바인/님, 또 원글님/님의 말씀과 같습니다.

      (1) 본인(아버님)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만일 본인이 의사 표현을 못하시고, 남기신 말씀이
      없으시다면, 가까이에서 모시는 분들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마지막을 가까운 분들과, 가장 편한 곳에서
      몰핀 등으로 pain 치료만 하시고,
      위급한 순간에도, 소생술을 받기를 거부하시는 (do not resuscitate)
      분들 많습니다.

      _______________

      얼바인/님.

      그런데요..
      군국주의 일본의 문화 속의 cohort는
      “…인위적인 생명 연장 행위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라고 진짜로 생각하시나 봅니다.

      혹시 자료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새로운 글타래로 올리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일견 67.***.27.24

      아버님 연세가 83세라시는데…단 하루라도 고통없이 사시는게 낫지 않을까요?
      항암치료란게 수술이 필요하면 마취/수술후 또다른 통증/지금 말씀하신 부위로 봐서는 인공 호흡기나 tracheostomy로 호흡을 유지해야 하는 등 삼중 사중의 고통이 따를 것이며 약물치료란게 역시 치료기간 동안 혈세포 수치 감소/면역력약화 등으로 심한 식욕저하/이차 감염/ 빈혈 또는 출혈의 합병증도 생기고 방사선치료라면 시술부위에 심한 경우 화상도 입기 쉽습니다. 더구나 재발하신 경우라면 초기는 아니실 거고 신체 다른 부위에 전이될 가능성도 있는 거구요. 치료하기로 결정해도 이 중/삼 중의 고통을 각오해야 합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50세때 생기는 경우랑 83세가 겪는 경우랑은 많이 다릅니다. 대부분의 의사들이나 주위에서 이런 환자들을 많이 접한 경우라면 아마 저 같은 생각을 할 겁니다. 아버님 의견이 제일 중요하구요. 자식으로 욕심내지 말고 quality of life를 우선순위에 두시기 바랍니다. 1년을 더 살게 되더라도 일 년중 9개월을 병원에 입원중이고 죽는 순간 의사/간호사 주위에서 둘려 싸여 있는게 무슨 의미일까도 생각해보시구요.

    • 일견 67.***.27.24

      혹시 제글중 거슬리는 표현이 있어도 양해 바랍니다.

    • phpsql 70.***.163.22

      힘내십시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용기내시구요.

    • santada 173.***.107.93

      자식된 입장에서야 누가 님과 같은 슬픔이겠냐만는 연세가 85세라면 수술을 함부로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마취라는게 그리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자칫 더 상황이 안 좋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참.. 왜이리 주위에 암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지.. 정말 겁나네요..

    • done that 74.***.206.69

      우선 객지에서 마음이 아프실텐 데, 용기를 내시고요.
      저희 아버님은 칠십중반에 궁둥이수술을 하셔야 하는 데, 의사가 반대하더군요, 연세때문에 수술도 힘드시고 어디 많이 다니시는 분이 아니시면, 그냥 통증을 없애는 쪽으로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하지 않았읍니다. 전적으로 저희 아버님과 의사가 정하신 일이고요.
      식구중에 팔십일곱인데 자식들 의견을 따라서 암수술을 하시고 항암치료를 받으신 분이 계셨는데, 결국 진단받고 이년을 사시면서 고통만 기억하시더군요.
      To die with dignity라는 게 참 힘든 일이지만, 그걸 많이 생각해 봅니다. 아버님이 결정을 하실 수있다면 아버님께 맡겨놓으심이 어떠신 지요? 또한 동생은 옆에서 보시니 그고통을 아실터이고요.
      전 한국에 계시는 오빠, 언니에게 모든 결정을 맡겨 놓았습니다. 멀리서 말만 듣고 어떤 사정인 지도 모르면서 괜히 다른 의견만 내놓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