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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민 생활 15년차를 지나면서,
갈수록 쓸쓸해지고 외롭고, 헛헛해지는 감정의 나락에 헤어나지를 못하여
하루에도 여러번 다때려 치우고 한국으로 돌아갈까 되뇌이고 있습니다.그럴때마다, 한국에 가면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것 같은 나이도 지난지 오래
인것을 소스라치게 발견한듯 서둘러서 다잡아, 그래도 미국에 살아가는게
아직은 한국으로의 귀환보다는 나을것이라고 스스로 한심해 보이는 자위를 끊임없이 해보곤 합니다.한국이건 미국이건 사람사는거 거지반 비슷할테고, 그래서 우리들의 삶은 지구상 어디에 있건 이젠 모두가 비슷해져버린 천박한 돈놀음의 사회인 것을, 우리는 매일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고향으로 생각했던 그 어린시절엔 그나마 아직 세상은 이다지도 천박해지진 않았기 때문이것 같아요. 비록 입고있는고 먹고 있는것은 지금보다 한참 거칠었지만…
세상엔 돈보다 중요한게 아직 많았던 그시절 이었기에…..
그래서 오늘도 푸쉬긴의 시를 낭송해 봅니다.
어릴적 동네 싸구려 이발소에 가면, 하얀 벽에 촌스런 이발소 그림위에 쓰여져 있었던 알렉산드로 푸쉬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는
우리들의 인생이 세월앞에 갈수록 촌스러워 짐에 오히려 반갑고 정다워지는 시가 아닐 수 없습니다.인생이 5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나이 20대까지 그토록 촌스러워 보였던 푸쉬킨의 시는
마실 수록 입에 감칠맛 내어주는 막걸리라고 생각할 정도 입니다.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우울한 날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기억 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