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기에서 이용규선수…

  • #101442
    나두 209.***.187.254 2402

    아래 버까이 님께서 쓰신 댓글입니다.
    좀 더 논의를 해보면 재미있을것 같아서 옮겨봅니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경기였다지만 일본전이라 아쉽긴 하네요. 하지만 더 아쉬운건 머리에 빈볼 맞고도 위협구 하나 던지지 못한 우리 투수들 입니다. 보복성으로 상대편 머리를 맞출 필요야 없지만 최소한 기싸움에서 지지 않고 우리팀 선수보호를 위해서도 몸쪽에 하나쯤은 던져 대응을 했어야 했습니다.
    경기에 진것보다 더 열받네요. 어쨌든 이용규 선수 다치지 않았다니 다행이긴 합니다만 머리에 빈볼 맞는 충격은 당장을 아니더라도 향후 선수생활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걱정스럽습니다.”

    저도 버까이님과 똑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제일의 1번타자를 맞추었으니, 이찌로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몸쪽공 하나를 안던지더 군요.
    아침에 한국 인터넷을 보니, 일본 투수들이 그공 포함해서 몇개의 위협구를 던졌는데, 한국투수들은 모두 신사적으로 던져서, 경기에는 졌지만 매너에서 승리했다는 기사가 있던데, 좀 기가 차더군요.

    MLB 에서는 그런 경우에 적당한 보복은 선수들간 불문율 처럼 되어 있다고 알고 있는데, 한국 프로야구는 안그런가요? 오히려 보복을 안하는 투수가 동료들로 부터 왕따를 당한다고 들었는데요..

    어제 같은 경우엔 확실하게 보복을 해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팀의 결속을 다지는 것이기도 하구요. 지난 일본과의 경기때, 조지마가 퇴장을 당할때 일본 감독이 나와서 의식적으로 강한 항의를 하고 퇴장을 당했더라면 경기가 어떻게 풀렸을지 모른다는 기사를 본적도 있습니다.
    올림픽 결승 마지막에 강민호 투수가 퇴장당하면서 글러브를 집어 던지는 행동이 오히려 한국 선수들을 자극했다는 얘기도 있었구요.

    버까이님 말씀처럼, 지금은 괜찮을지 몰라도 이용규 선수에게 나중에 큰 데미지가 있을수 있습니다. 예전에 이종범선수가 일본에서 잘 나가다가 머리엔가 공을 맞고는 그걸로 내리막길을 갔던 기억이 나더군요. 어제의 그 공은 직구였기 때문에 다분히 의도적이었습니다.

    친선경기가 아닙니다. 프로선수들이 나오는 경기이고, 승리를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물론 비겁한 cheating 을 하면 안되겠지만, 어제 같은 경우는 이찌로에게 머리쪽으로 직구를 하나 날렸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 너무얌전 64.***.43.52

      동감합니다,,
      감정적인 판단일수 있지만, 우리투수들이 최소한 위협구나
      적당한 수준(등이나 다리를 맞추는)의 보복은 해줬으면 했는데
      끝까지 신사적으로(?) 경기를 마치더군요 ,,쩝 ,,

    • md 165.***.161.152

      전 신사적으로 경기를 마친 편에 칭찬을 보내고 싶습니다. 일본 선수의 행동에 대해 코치나 감독이 그 고의성을 항의하거나 또는 심판이 그걸 지적할 수는 있지만 (심판의 의무가 공정한 경기 진행 아닌가요?) 상대가 재수없게 굴었다고 보복(?) 하는 건 일부 감정적인 관중을 위한 entertainment 일수는 있지만 스포츠에서 말하는 fair play 는 아닌 것 같습니다.

    • interview 68.***.157.66

      한국신문 인터뷰에서 이용규선수가 “개인적으로 보복하고 싶다”라고 했습니다.
      이게 훨씬 섬뜩합니다. 그 일본선수가 이 기사를 읽으면 아마 잠도 안올겁니다. 하하…

    • 버까이 66.***.72.114

      모든 스포츠엔 기싸움이란게 있습니다. 개인경기건 단체경기건 마찬가지죠. 권투경기때 상대방을 죽일듯 두눈을 노려보는것도 그런 맥락이고 야구나 축구나 서로의 눈빛을 보면 경기에 임하는 태도를 알 수 있습니다. 지난번 일본전 4-1로 이겼을때 우리선수들 눈빛부터 달랐습니다. 1회초부터 1번 이용규 안타로 살아나가고, 2번 정근우 내야 땅볼치고 1루에 슬라이딩하며 들어가는거 보고 오늘 경기 절대 안밀리고 잘 싸우겠구나 했습니다. 결과는 승리로 이끌어구요.

      어제 경기는 초반부터 그간 안보이던 실수를 연발하고 기를 빼았겼습니다. 정예멤버가 아닌 잘 안나오던 선수를 내보내며 준결승에 대비하는 전략이었죠. 하지만 일본은 준결승에서 서로 이긴다면 결승전에서 또 만날 수도 있는 팀입니다. 그래서 경기에 지더라도 기싸움에서 지면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상대가 재수없게 굴었다고 보복하는게 스포츠정신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실수도 있습니다만 야구에선 고의로 머리에 공을 던지는것은 절대 금기시 합니다. 이건 기싸움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한선수의 생명에 지장을 끼칠 수 있고 선수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종범 선수도 일본에서 심한 견제속에 팔꿈치 가격당하고 골절상이후 몸쪽공에 두려움을 느껴 일본에서 퇴출당한 케이스구요. 예전 엘지에서 뛰던 강타자 노찬엽 선수도 머리에 공맞은 후 내리막 걷다가 쓸쓸히 은퇴했습니다. 메이저리스에선 머리에 맞고 사망한 선수도 있구요. 그래서 위협구라도 절대 머리에는 던지지 않는게 불문율인데 이걸 어제 경기에서 일본이 자행한 것입니다.

      타자는 공을 보고 투수의 눈을 보면 고의인지 99% 안다고 하죠. 인터뷰에서 이용규 선수도 고의적으로 맞췄다고 분개해 했습니다. 그것도 머리에다가. 더 황당한 것은 교체이후 들어가는 그 일본투수를 일본 덕아웃에선 웃으면 잘했다고 엉덩이 두들기며 반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위에 나두님이 말한것처럼 야구에선 우리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비슷한 상대편 선수에게 보복성 메시지를 보냅니다. 또 그러면 가만 안두겠다는 의미로 보통 같은 부위로 위협구를 던지죠. 이건 치사한 것이 아니라 야구게임의 일부입니다. 그렇다고 머리에 보복성 위협구를 던지지는 않습니다. 이럴경우 몸쪽에 확 붙이거나 등에 맞추는 정도로 메시지를 보내는데 어젠 우리선수 누구도 그러질 못하더군요. 상당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일본은 제일 보기싫고 까다로운 선수였던 이용규를 제거했으니 속이 시원하겠죠. 조금만 밑으로 공이가서 뒷목쪽에 맞았다면 선수생명 끝장날수도 있었던 위험한 순간이었는데 이용규 선수를 보호하려는 우리쪽의 모습이 안보인게 못내 아쉬워서 몇자 적었습니다.

    • JH 198.***.251.24

      확실하지 않아서 그러는데, WBC에서 퇴장당하면 몇 경기 출전 제한 규정이 있나요?
      앞으로 4강, 결승 한 선수라도 출전할 수 없으면 그게 더 손해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결승에서 일본을 다시 만나게 되면, 그 때 다시 기싸움을 해서 본때를 보여줘도 늦진 않겠죠…

    • md 165.***.161.152

      저도 욕 한바가지 했더랬죠. 버까이님 글 읽어보니 또 열받네요. 일본 선수가 비열하게 군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위협구 기싸움은 결국 더 많이 다친, 혹은 그로 인해 선수생활 접게 된 선수만 억울하게 되는 거 아닐까요. 전 그래서 감독이나 심판의 보호를 기대했던 거구요…

    • 버까이 66.***.72.114

      자국 리그가 아닌 이런 대회방식에서 심판이 앞뒤 상황을 잘 알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경우에 심판이 중재를 하기란 힘들거란 생각입니다.
      그리고 위협구는 엉덩이나 허벅지쪽을 보통 겨냥합니다. 다치지 않고 충분히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걸 어기고 서로 상체나 머리쪽으로 남발하다 큰 싸움이 나는 경우도 가끔있죠.
      JH님, 퇴장시 경기출장 제한규정이 WBC에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일본포수 조지마가 한국전에 퇴장당했는데 그 다음경기 쿠바전에도 나오지 않았나요.

      어제같은 경우 주축선수가 아닌 투수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만약 퇴장을 당해도 우리팀에 큰 영향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정신 번쩍 들게 몸쪽으로 하나 바짝 붙여 던져줬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치고 흐지무지 됐습니다. 경기도 지고 기싸움도 진게 내일 준결승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동네야구수준 이상으로 야구 해보신 분들은 몸쪽으로 날아오는 공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실겁니다.

    • pwbmini 24.***.40.106

      저도 사진과 동영상을 보았는데, 아주 위험한 순간이었습니다. 공이 몸쪽, 그것도 얼굴쪽으로 직구가 날라오면 (아주 눈 깜짝할사이기때문에) 순간적으로 어떻게 몸을 피해야하는가생각할겨를이 없습니다. 그냥 본능적으로 얼굴을 돌리게 되죠. 저도 일본투수가 어느정도 고의성이 있지 않았나합니다. 그렇지만 전 한국팀에서도 비슷하게라도 던지지 않은것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공을 맞으면 얼마나 아픈가를 잘알고있습니다. 리틀야구선수였지만 포지션이 포수라 공 맞는것에 이력이 났었는데도 야구장비없이 타석에서 몸쪽 높은공 날아오는것 보면 아찔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 나두 209.***.187.254

      아주 잘된 만화가 있네요.
      http: //news.naver.com/sports/wbc2009/index.nhn?ctg=news&mod=read&office_id=223&article_id=0000000305&date=20090321&page=1

    • 70.***.110.58

      이용규선수 정밀검사할 필요 있습니다. 나타샤 리쳐슨도 스키타다 다쳤는데, 첨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며칠 뒤에 첨에 발견치 못한 뇌 속의 엉긴 피덩이 때문에 결국 죽었죠.

    • cat 98.***.180.115

      랜디존슨의 주특기가 불같은 위협구 하나 던져놓고 바깥쪽 승부로 재미를 많이 봤죠. 어제는 우쓰미 선수의 위협구가 몸쪽으로 많이 쏠려서 큰일날 뻔 했습니다. 사실 핏칭에서는 한국이 손해를 봤지만 주루에서는 좀 이득을 본 면도 있습니다. 그게 뭐냐하면 2루 cover들어오는 유격수나 야수에게 대놓고 슬라이딩을 하는거죠. 그래서 일본 수비수가 주자와 부딪혀 공을 빠뜨려서 3루까지 진루를 2번 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이 범세계 야구권에서 원래 그러는 줄 알았으나 일본선수들은 2루 베이스 정면쪽으로 순진하게 슬라이딩을 하더라는..
      But 생명까지 빼앗을 수 있는 빈볼의 악질성은 따라갈 게 없군요.

    • observer 75.***.244.109

      어제 경기는 그렇게 큰 의미있는 경기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져도 되고 이겨도 되는 식으로 부담없이 보았습니다. 고의가 있을 수도 있지만, 어제 경기에서 그런 식으로 할까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만, 고의 일수도 있겠죠. 저는 어제 한국팀 아주 잘 신사적으로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승자라고 생각합니다. 국내경기나 미국 mlb에서 나오는 팀간의 육박전과 국제경기에서의 육탄전은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자국내 경기에서의 싸움은 형제간의 싸움처럼 쉽게 풀어질 수 있는 그런 깊은 감정이 들어가지 않는 싸움이라서 아무리 크게 싸워도 별 문제 없지만, 국제경기에서의 싸움은 좀 다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