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articleid=2009011006302334270&newssetid=1352
미국의 한 교통 경찰관이 흑인 청년에게 권총을 발사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의 과잉대응이라는 비난과 함께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특히 숨진 흑인 청년은 경찰의 지시에 따라 땅바닥에 엎드린 채로 제압을 당한 상태였고, 무기를 소지하지도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분노한 흑인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현지시간) 새벽 2시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한 통근열차 승강장에서 총성이 울렸다.
교통 경찰관 요하네스 미설(Johannes Mehserle.27)이 수퍼마켓 종업원으로 일하는 흑인 청년 오스카 그랜트(Oscar Grant.22)에게 권총을 쏜 것.
미설이 쏜 총알은 엎드려 있던 그랜트의 등을 관통한 뒤 바닥을 맞고 튀어오르며 다시 심장 부위에 박혔고 몇시간이 지나 그랜트는 4살짜리 딸을 남겨둔 채 숨지고 말았다.
그랜트는 이날 통근열차 안에서 다른 청년들과 다툼을 벌이다 열차에서 강제로 내려진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제압 당하는 과정에서 변을 당했다.
하지만 당시 그랜트가 총격을 당하는 장면이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의 디지털카메라와 휴대폰에 찍히면서 큰 이슈가 됐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게재된 당시 화면은 지난 1주일동안 17만명 이상이 봤고, 폭스뉴스 계열사인 현지 KTVU-TV가 동영상을 방영하면서 시민들의 분노로 이어지게 됐다.
또 당시 경찰관들이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이번 사건은 인종차별 논란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시 상황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카리나 바가스(Karina Vargas.19)는 “그랜트를 포함해 3명의 청년은 수갑이 채워진 채로 승강장 바닥에 엎드려 있었고, 이들은 경찰의 지시에 ‘알겠어요(Okay)’라고 말하며 순순히 따랐다”고 밝혔다.
동영상을 통해 그랜드의 어이없는 죽음을 확인한 시민들은 8일(현지시간) 오클랜트 시내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시내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처음에는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지만 이후 경찰차를 불 태우고, 상가 건물을 부수는등 격렬한 항의 시위를 전개했고, 이 과정에서 1백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결국 론 델럼스 오클랜드 시장이 직접 나서 시민들에게 자제를 호소하며 시 경찰당국에 미설의 총격이 살인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당사자인 미설은 지난 8일 경찰관직에서 사임했지만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제2의 로드니 킹(Rodney King)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로드니 킹 사건’은 199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과속 혐의로 체포된 흑인 로드니 킹이 백인 경찰에게 무자비하게 구타당한 사건으로 당시에도 관련 장면이 비디오로 촬영돼 TV로 방영되면서 대규모 흑인 폭동으로 이어졌다.
그랜트의 가족은 교통경찰관 미설이 소속된 고속통근철도 ‘바트(BART-Bay Area Rapid Transit)’측을 상대로 2천5백만달러의 소송을 제기했다. 공교롭게도 담당 변호사는 과거 ‘로드니 킹 사건’을 수임했던 존 버리스(John Burris)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