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망치고 있는 건 아닌지…

  • #101189
    황당 75.***.127.181 30718

    아이를 기르는 아버지 입장에서 그동안 송유근군에 관련한 기사가 나오면 좀 관심있게 읽곤 했는데, 과연 이 아이를 적절한 방향으로 인도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기사 아래에 제가 인용한 것들은 주로 송군 부모의 발언들로서 좀 인상적인 것들을 모아봤습니다.

    ‘천재소년과 대선후보의 만남’ 2007년 11월 1일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657966

    ‘학교냐, 컨테이너박스냐’ 기로에 선 과학신동
    http://www.asiae.co.kr/uhtml/read.jsp?idxno=224736&section=S1N5&section2=S2N232

    어머니 박옥선(48)씨 “유근이는 좋은 점수를 받고 유학을 가서 엘리트가 되려고 대학에 간 것이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연구를 하기 위해 대학에 갔는데 한국의 과학영재 교육 프로그램은 정형화된 틀 안에 아이를 가둬두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인하대측의 말 “송군이 최적의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를 하고 있다. 송군은 기초가 약하기 때문에 그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기초 학문을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

    송군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20세기 초에 탄생한 양자역학을 양자과학의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얽힘(entanglement)’ 개념을 규명하는 것이다. 하버드, MIT 등 유수의 대학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양자역할 얽힘 현상을 연구하려면 고급기자재와 장비가 필요.

    “신동 관심 엊그제 같은데…변변한 실험실 하나 얻기 힘들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2/03/2007120301303.html

    송군 부모의 인터뷰 발언내용
    “유근이가 죽어도 기사 안 뜨면 (과학기술부 신동프로그램) 담당자는 유근이가 공부 잘 하고 있는 줄 알 거에요. 죽었는지 도망 갔는지 관심조차 없어요.”
    “10년이 지나면 유근이가 뭐가 돼 있을까. 나라에서 ‘신동’이라고 추켜세워주던 일이 언제냐는 듯 유근이가 연구를 하지 못하고 병역문제와 취직문제 앞에서 걱정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축구선수에 비유하면 공을 찰 수 있는 운동장이라도 달라고 했는데 그것 마저 안 된다. 적어도 한번은 나가서 공은 두들겨 볼 수 있는 기회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유근이 같은 아이가 컨테이너로 쫓겨났다고 하면 고3 학생이 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 유근이가 공부하기 위해 여기밖에 갈 수 없다면 대학교 물리학과 진학한 학생들은 연구와 실험을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얘기”

    천재소년’ 송유근 독자적 연구 선언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7&no=662078

    “대학 2년 동안 자신만의 주제를 연구할 수 있는 실험실이 없었습니다.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데 운동장에서 볼도 못 차본 셈이죠.”
    “대학에 ‘물리실험’ 과목은 있지만 정해진 책과 주제를 갖고 실험할 뿐 유근이가 연구하고 싶은 것을 실험할 실험실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천재소년’ 송유근, 최연소 박사학위 도전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012229

    박 원장은 송 군의 UST 입학 계기에 대해 “송유근 군의 부모가 부탁해 왔기 때문”이라며 “송 군이 실패하면 우리나라의 손실이요, 교육과학계의 망신이라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

    인하대..송유근군 대학원 진학 결정 존중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2411716

    송 군은 대학 생활과 대학원 진학 이유에 대해 “교수님들이 정해놓은 틀대로 따라가는 공부를 하는 게 힘들었다”며 “초끈이론이나 빅뱅이론 같은 것을 연구하고 싶은데 학부에서는 할 수가 없어 대학원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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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보기엔 송군을 송군 부모의 말처럼 축구선수에 비유하자면
    탁월한 소질을 가진 천재는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송군과 송군 부모의 주장은
    단순히 훈련할 운동장 하나를 달라는 게 아니라
    월드컵 무대에 세워달라는 말로 보입니다.
    인하대측에서 요구하는 것은 재능은 있지만 아직 기초가 없으니
    월드컵 무대에 서서 세계적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기본기도 좀 연마하자는 것이구요.
    일반물리학 실험에 흥미를 못느끼고 그것을 해보지 않은 아이가
    초끈이론, 빅뱅이론, 양자역학, 얽힘개념처럼
    뭔가 거창해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는 모습이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공식도 결국 더하기, 빼기, 나누기, 곱하기 4칙연산이 기본입니다.
    무엇이 급하다고 저 어린 아이가 학문의 기초도 없는 상태에서 벌써부터 ‘연구’를 시작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또한 아이를 자꾸 언론에 노출시키고 대선 후보나 만나게 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구요.

    무엇보다 송군이 ‘과학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grizzley 128.***.113.139

      저또한 부모가 아이를 망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군의 재능은 인정하지만 저렇게 교육시켜서는 아이만 상할것 같습니다.

      아마도 요즘에 송군과 비슷한 경쟁자(?)가 나와서 부모가 조급함에 의해
      언론에 더 설레발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얼마전에 이수홍군이라고 천재성을 가진 친구가 나타났습니다.
      – 서울대 최연소 합격 (만 15세)
      – 중1때 고등학교 수학 경시 석권
      – 국제 수학올림피아드 금메달

      송군과 차이점은 부모에 의해 얼렁뚱땅 상위 교육기관으로 넘겨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나이에 비해 엄청나게 빠르지만, 차근차근 기본기/재능을
      검증받고 올라가고 있습니다.

      누가 더 천재다라고는 말할수 없습니다.
      이런거 비교하는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기도 하구요.

      그러나, 최소한 언론 플레이에 의한 관심을 사려는 행위를 고려해보면,
      이군이 송군보다 훨씬 제대로된 교육을 받고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 송군을 걱정하는 또다른 이 –

    • 레드인 63.***.140.4

      내 아이가 저런 상황에 있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할것 인가
      애들을 가진 부모들이라면 누구든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주제의 대상인듯 합니다.
      그리고 원글님의 날카로운 지적 정말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큐니, 천재이니 그런걸 믿지도 않지만 님의 글을 읽다보니
      송군은 좀 남 다른데가 있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치더라도 송군(아마 부모가 더 맞는 표현일 듯)의 주장은 좀 특이한데가 있군요. 한마디로,
      “천재이기 때문에,모든걸 면제받고 자기가 하고 싶은것을 해야된다.”

      더욱 씁쓸한건,UST 박원장이라는 분의 말인것 같습니다.
      송군의 승패여부가 왜 우리나라와 그리고 우리나라 과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야 되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리가 또다른 황의 신드롬을 지켜봐야 하는 건지…

      좋은 글, 좋은 이슈 잘 읽고 갑니다.
      뜻있는 한 주 되십시요.

    • 자꾸만 216.***.71.163

      Jackson 5의 Michael Jackson이 생각납니다.
      Pop의 황제지만 노래만 열심히 불러 제끼기만 했지 성장하면서 나이에 맞게 교육, 사회생활등을 제대로 배우고 경험하지 못해 지금도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고 41살되던 해 인터뷰한 기사가 생각납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동정이 가는 천재 가수의 삶입니다.

    • n 155.***.46.248

      송유근이란 아이가 왜 천재인지 아시는분 계신가요? 저는 부모의 극성과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매스컴, 그리고 이름좀 내보려는 일부 대학및 기관들, 이렇게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것에 불과한걸로 보이는데요.

      어린 나이에, 또래애들이 못하는 문제를 풀었다거나 하면 다 천재인가요? 쩝. 전 그건 아니라고 보는데요. 그 아이가 천재라면 (그 아이의 나이가 몇살이건 간에) 세상에 아무도 해결못하던 문제를 해결했다거나, 아니면 소위 말하는 박사들이 모여 앉아서 끙끙 매던 문제를 그냥 땀도 안 흘리고 해결했다거나… 뭐 이정도는 되어야하는 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천재의 기준이 뭔지 참 궁금합니다. 제가볼땐 그냥 아이의 주변에 있는 “평범한” 학생들 보다 조금 나은 것 같은데 그것 갖고 이리 호돌갑입니다. 과연 그 아이가 어떤 식으로든 꽤 우수하고 똑똑한 사람들과 경쟁해서 “검증”을 받았나요? 예를 들면 국제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같은데 나가서 입상을 했다거나, 아주 대단한 실험을 하나 해서 국제 저널에 냈고 특허도 냈다거나… 뭐 그런걸 했다고 하면 천재라고 봐주겠습니다만, 어디에라도 그가 천재라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나요?

      아니, 반칙하면 안되죠.

      최연소 국졸/중졸/대졸 검정고시… 그런 걸 갖고 천재라고 하면 안되고, 또

      일반물리 수업 들으면서, 옆의 대학생 형들은 ‘어려운데’ 하는 걸 ‘이정도가 뭐가 어려워요?’ 라고 하는 것도 말고요. 그런 것 갖고, “얘 천재잖아!” 라고 하시면 반칙이고요..

      전 그래도 이번일 전까지는, 송군을 “능력은 조금 있는 아이”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부모가 사기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똑똑하고 능력이 뛰어나다면, 왜 서울대를 안보냈을까 궁금했었거든요. 그게 훌륭한 학교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거기가면 개중에 좀 한국에서는 똑똑하다는 소리를 좀 들은 아이들이 모이는데, 왜 그런 애들과 경쟁을 시키지 않았을까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뭐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 인하대에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송군을 유치(?)하려고 했겠지 하고 봐줬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는 기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뭔가를 아주 우수하게 해낼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요. 예를 들면 “형들”이 다들 C,D맞는 그런 과목에서 아주 우수하게 A+를 맞는다거나, 아니면 어떤 교수와 함께 무슨 과제를 수행해서 논문을 하나 멋지게 써낸다거나 등등… 그런데 그런 소식은 없고, 한다는 소리가…

      “교수님들이 정해놓은 틀대로 따라가는 공부를 하는 게 힘들었다”며 “초끈이론이나 빅뱅이론 같은 것을 연구하고 싶은데 학부에서는 할 수가 없어 대학원에 가고 싶다.”

      에라이…. 볼기짝이나 맞아라. 송군아. 너 어디서 그런 못된 버릇도 같이 배웠냐? 형들이나 어른들이 뭐 잘 할것 처럼 큰 소리 쳐놓고 나중에 성과나 실적이 안 나올때 꼬리를 내밀면서 핑계대는 것.. 어째 그런 것도 어린 나이에 이렇게 빨리 배웠니? 쯧쯧…..

      똑똑한 아이, 너무나도 똑똑해서(!) 유학도 안 보내고, 토종 한국으로 키워서 대한민국에 보탬이 되려고 한다는데, 부모도 이정도 까지는 판세를 보는 능력은 있네요. 이렇게 애국심에 기대면 한 대학원 하는동안 4-5년은 또 족히 갈 겁니다.

      사실 송군은 아무 죄가 없습니다. 부모와 주변의 인간들이 문제인데, 아이에게 재앙이 떨어질까 두렵습니다.

    • n 155.***.46.248

      황박사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사기에서 시작해서 사기로 끝난건 아니죠. 그래도 남들보다 열심히, 월등히 우수하게 과제들을 수행해냈고 교수로서도 학생과 주변 교수들로부터 덕망을 쌓았었겠죠. 그랬던 그가, 몇몇 일이 잘되면서부터 사실 그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 것이고 재앙이 닥쳤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한두개가 잘 되어서, “사기를 쳐야만 하는 그런 상황”에 도달했고 그는 영원한 구제불능의 상태에 온 것이지요.

      송군도, 아무리 멍청한 대학생형들 사이라서 답답했더라도, 또 아무리 우수하지 않은 교수들의 강의가 재미없었다 하더라도, 결론적으로는 인하대에서의 성적이 신통치 않은 것은 사실일 것 같은데, 그런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사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UST라는 **올가미**가 짜악 등장하는데, 이게 바로 재앙의 덫이란걸 과연 그 주변에서 누가 알까요.

      생각해보세요. 똑똑하다는 소리만 듣고 자라온 학생이 결국 서울대에 입학했는데, 성적은 뭐 그냥 비리비리하고 있다가 “교수님들이 정해놓은 틀대로 따라가는 공부를 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대학원에 보내주십시요” 이렇게 나오면, 어느 누가 그 학생을 그냥 대학원에 버젓이 입학을 시켜줍니까? 이게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는데, 결국에 피해자는 송군 자신이 된다는 것을 송군 부모는 모르는 것 같아요.

    • n 155.***.46.248

      그리고 또한 UST라는 것에 대해서…

      뭐 요즘에 하도 이름은 사이비같지만 사실은 사이비가 아닌 그런 대학이름들이 많아서 처음에 UST라는 말을 듣고, 이름만 갖고 개무시하지는 않았지만,

      >>박 원장은 송 군의 UST 입학 계기에 대해 “송유근 군의 부모가 부탁해 왔기 때문”이라며 “송 군이 실패하면 우리나라의 손실이요, 교육과학계의 망신이라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

      이 말을 보니, 아하… 사이비구나..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 been there 24.***.80.71

      정말 몰라서 그러는데, UST가 무슨 대학의 약자이고 뭐 하는 곳입니까?

    • MN 194.***.126.80

      UST는 과학관련 연구 기관(대부분 국가 연구소-표준연, 천문연, ETRI등)이 만든 대학원입니다. 사이비는 아니지요.

      대신대학생이 실험을 한다는 개인 실험실을 같추고 있는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부모가 잘 모르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많은 실험들이 어린이에게는 육체적으로 위험합니다.
      성인이 된 대학생이 감수해도 되는 위험과 10살짜리가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이 다르지요. 물리실험을 하려면 전자공학과 기계등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하는데 유근이는 너무 건너 뛰어서 위험하지 않을까 싶네요

    • 황당 141.***.153.99

      일단 송군이 남들 다 하는 지루한 일반물리 이론/실습에 큰 흥미를 못느끼고 있을 가능성은 크겠죠.
      하지만 기왕 아이에게 조기에 고등교육을 시킬거라면 조급해하는 아이를 조금은 다독이면서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지게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근군을 옆에서 지켜본 인하대 교수님의 생각이 ‘기초가 부족하다’인데 무리해서 자꾸 상위 교육기관으로 보내고, 기초도 습득하기 전에 아무도 잘 모르는 어려운 이론의 검증 실험을 유근이가 직접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모의 태도는 그냥 생떼 쓰는 걸로 밖에 안보입니다.
      천재냐 아니냐를 놓고도 말이 많은데, 어찌 되었던 저 어린 아이가 학점은행으로라도 대학 과정을 다 이수했다면 예사로운 아이는 아닙니다.
      하지만 기초에 싫증을 잘 내고 정해진 코스 따라가는 걸 싫어하는 저 아이를 다독이고 잡아줘야 하는 게 부모들일텐데 오히려 더 휘둘리거나 그걸 조장하는 것 같아서 우려스러운 겁니다.

      “유근이 같은 아이가 컨테이너로 쫓겨났다고 하면 고3 학생이 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 유근이가 공부하기 위해 여기밖에 갈 수 없다면 대학교 물리학과 진학한 학생들은 연구와 실험을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얘기”

      이런 횡설수설을 하면서 언론 플레이를 자꾸 하는 게 누적되고 그게 나중에 자신의 아이가 컸을 때 부정적인 부메랑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건 생각하지 못하는 걸까요?
      더구나 송군의 아버지는 중소기업의 발명품을 송군의 발명품인 것처럼 시연을 시킨 뒤 이게 문제가 되자 분위기에 휩쓸려 표현상의 문제가 있었다고 둘러댄 전력도 있어서 더욱 찝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