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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공화당 열혈당원과 식사를 한적이 있었는데, 그는 상당히 나름대로 “facts”에 바탕을 둔 논리를 펼쳤고 거기에 반박할만큼 제가 아는게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듣고만 있었는데, 가장 황당했던 것은 현재의 금융위기가 민주당 때문이다라는 논리였습니다. Clinton때의 deregulation이 현재의 사태까지 몰고왔다 이건데. 제가 I don’t think any one party or one politician is to blame, America has been seriously ill and every American is to blame, if you will. 이렇게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하니까 거기에 대고 반박은 안하고 대충 맞장구 치면서, 그래그래 민주당, 공화당 차원이 일이 아니다. 현재 정치세력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다가도 슬그머니 그런데 현재 민주당 세력이 얼마나 많은 special interest group을 대변하는지 아느냐고 묻네요. 그러면서 bailout plan은 결국에 taxpayer의 돈이 이들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얘기…. 그걸 반박할만큼 아는게 없었던 게 안타까왔죠. 그리고 계속 이런 식의 황당한 얘기가 나오면서 밥이 제대로 넘어가질 않았죠.
제가 그냥 간단히 물었습니다. 아니, 왜 잘 했던 사람을 욕해? 네가 정말로 욕하고 싶으면, 지금 개죽쓰는 사람을 욕해야지. 나는 지금 개죽쓰는 사람 욕하고 싶기는 하지만 blame game하지 말자고 하면 입다물 용의는 있는데, 지금 이거 뭐하자는 거냐…. 그러니까 나름대로 억지논리의 대답으로 대충 얼버무리더라구요 (—이렇게 얘기 하더라구요. 최근 미국을 mess up하고 것은 민주당주도의 Congress 인데, 이들을 욕하고 싶은데 자기도 참고 있다나 뭐라나…)
제가 궁금한 것은 이런 시각이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널리 퍼져있는 것인가 하는 겁니다. 저는 이사람들이 주장하는 facts에 대해선 자세히 잘 몰라도,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half empty, half full 들이 존재한다고 볼때 자기가 원하는 식으로만 fact를 골라서 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들의 결론은 간단하거든요. 잘되는 건 자기쪽 때문이고 잘 안되는 건 반대편 때문이란겁니다.
차라리 “군의 명예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메케인이다” 라든가, “페일린 너무 귀엽고 정이 간다” 는 이유로 그쪽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인간적으로 이해나 할 수 있지, “이러이러한 fact를 다 모아봤을때 메케인-페일린 쪽이 미국이 진정 필요한 쪽이다” 라고 결론을 내린 사람들에 대해선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니, 누가 양쪽을 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비교를 해봤는데, 양쪽 모두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공화당쪽 정책이 나의 철학과 맞는 점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이해가 가는데, 일방적으로 민주당은 본질적으로 잘못된 집단이고 공화당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식으로 떠드는 사람들은 참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정책의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그냥 간단히 아주 순진한 시각으로 바라보면, Clinton때 태평성대, 그리고 Bush때는 나라가 풍전등화. 안되겠다 야. 공화당쪽으로 대통령을 뽑아주면 안되겠네. 이런 생각이 드는게 지극히 당연할 것 같은데, 그런 시각을 불식시키고자 공화당쪽에서는 애초부터 finger pointing 을 하지 말자고 나온 거였죠. 그런데 그런 틈을 비집고 자기들이 하고 있는거죠.
이런 의문점들이 나온것은, 거의 일방적으로 끝난 작년 한국대선을 보면서, 금년 미국 대선도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현재 돌아가는 꼴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습니다. 도데체 어떤면에서 미국 공화당이 한국의 민주당과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