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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여기까지 와서 질문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일단 제 애기를 들어보실래요?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에서 조리(요리)를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한국나이로 25살.. 내년 2월이면 졸업입니다..
그런데 정해진 것이 없는 불안한 내일 때문에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저는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꽤 오랜 시간을 방황을 했습니다. 그 방황의 기간동안 여기저기 찝적거리다가 조리라는 길을 찾았습니다. 요리학원을 다니는 것 부터 시작해서 자격증을 따고 전문대학 호텔조리학과를 입학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교수나 선배들한테서 듣는 얘기들은 “몸은 혹사당하는데 돈은 사무실에서 펜대 굴리는 놈들보다 덜 받는다..”,
“요리사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아서 연애결혼 장가가기 힘들어..”,
“어려서부터 요리사가 꿈이요, 천직이라 생각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포기하는 사람이 수두룩해..”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일의 비전을 보지말고 그저 즐겨라!’라고 했던 선배의 말을 생각하며 회의적인 마음을 고쳐 잡지만 가끔씩 생각나는 것은 어쩔수 없었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늘 가슴 구석에는 ‘정말 이걸 해야하나? 덜 좋아하는 일이라도 돈을 많이 버는 일을 할까?’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합니다. 그때마다 “코피 터지게 해보지도 않고 왠 꼴깝이냐.. 일단 코피 터지게 열심히 해보고 그래도 아니다 싶으면 바꾸던가 하자.”로 생각을 끝냅니다.그러던 와중 얼마전 학교에서 미국호텔조리인턴쉽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J-1 비자로 1년동안 미국에 체류하며 유급 호텔조리인턴쉽’이라더군요.
뭔가 있어보이더군요.. 내심 ‘미국을 갔다오면 경력 뻥튀기가 되려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졸업을 하고 쉽지않게 들어간 호텔에서도 2년이라는 기간동안 비정규직 기간을 거쳐야하는 어려운 산이 남아있기에(업계쪽에서는 어중이 떠중이를 걸러내기 위한 기간이라고 한다지만) 다편적이였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지더니 이제는 졸업후 취업이냐? 아니면, 미국인턴쉽?
고민은 계속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제 주위에는 저를 상담해 줄 사람이 없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미국호텔조리인턴쉽을 다녀온 사람이 없었습니다..
(한사람이나 두사람을 거치면 대충이라도 알 수 있는 보통의 정보들과 달리 이건.. 뭐..) 뜬끔없지만 서산대사가 남긴 말씀이 생각나더군요..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마침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정규직이라도 좋으니 빨리 취직을 할까요? or 1년의 미국인턴쉽이 끝난 후 ‘경력 뻥튀기’는 허황된 생각인가요? 아니면, 나중을(빠른승진) 위해서라도 미국을 가야하나요?
어차피 뺨을 맞으러 왔습니다. 날카롭고 신랄한 답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