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세균 강박관념

  • #100485
    에휴 141.***.153.233 4114

    제가 있는 곳에는 워낙에 외국인들도 많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미국에 온 뒤로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아주 자주 보게 되는 풍경이 하나 있습니다.
    엉덩이 깔개를 올리지 않고 좌변기에 대고 서서 소변을 본 결과 엉덩이 깔개가 샛노란 액체로 범벅이 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한국의 화장실이 워낙에 청결해지기도 했다지만 한국에서는 화장실 바닥에 가래침은 뱉어도 좌변기 엉덩이 깔개를 올리지 않고 조준도 부실하게 해서 그런 짓을 하는 경우는 드물죠.
    처음에는 왜 그런 광경이 자주 보이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요즘 보니까 이유가 짐작이 가더군요.
    미국인들은 손의 청결을 강박적으로 신경씁니다.
    손을 통해서 많은 병균이 전염될 수 있으므로 합리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좀 지나친 것 같습니다.
    좌변기에 소변을 볼 때 엉덩이 깔개를 올리려면 일단 남이 대변볼 때 깔고 앉은 깔개를 손으로 만져야 합니다.
    깔개에는 다른 사람의 엉덩이, 허벅지의 체액, 소변 및 대변이 튀어 있을 가능성이 크겠죠.
    그걸 만진 손으로 자신의 바지 지퍼를 내리고 성기를 꺼내려니 아마 무지무지 찝찝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손을 씻은 다음에 물기를 닦고 나서 지퍼 내리는 일을 하자니 귀찮았겠죠.
    (나갈 때도 손을 씻어야 하니 소변 한번 보자고 손을 두번 씻는 꼴입니다.)
    그러니 깔개를 그냥 두고 소변을 보게 되었겠죠.
    게다가 미국 애들은 조준솜씨가 영 아니올시다인 것 같습니다.
    저는 깔개를 그냥 두고 하더라도 한두방울 정도 말고는 깔개에 거의 안묻힐 자신이 있는데 여기서 본 깔개들은 변기에 조준한 것인지 깔개를 물들이려고 한 것인지 분간이 잘 안갑니다.
    하여간 지나친 위생관념이 화장실을 더럽힌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 같습니다.
    아들의 프리스쿨 화장실에 붙어 있는 손씻기 안내글을 보고 놀란 적이 있는데 용변을 보고 손을 씻은 후에 수도꼭지를 잠글 때에는 맨손으로 잠그지 말고 꼭 손닦는 페이퍼타올로 수도꼭지를 만지라고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처럼 손씻기에 신경을 안써서 특별히 위생상 문제가 많을까요?
    따져보면 미국식으로 손을 씻었다면 예방이 가능했을 전염병들도 있긴 하겠지만 미국인들은 좀 유별난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아무도 글을 안쓰시니 제가 도배하는 꼴이 되어 버렸네요.

    • 198.***.210.230

      저희 회사 화장실에는 언제부터인지 누군가가 일회용 컵에 물을 담아서 놓고 가더라구요. 처음엔 누군가가 물을 먹다가 두고갔나하고 생각했지만, 보통 응가하러 들어가면서 물컵을 가지고 들어가는게 그리 노멀시츄에이션도 아니고, 거의 매일 물이 담겨있는 종이컵을 보다 보니 저게 무슨용도로 쓰는건지 정말 궁금합니다. 깔개를 물로 닦으려고 하는건지, 아님 뒷물을 하려고 하는건지…. 혹시 아시는분 계세요? 참고로 남자 화장실입니다.

    • k 68.***.125.115

      좌변기 속뚜껑은 발로 올리면 되는데. -_-;
      그리고 손씻기 전에 만진 수도꼭지를 손씻고 다시 만지면 아무래도 약간의 도로아미타불 아닌가요? 저는 그래서 스스로 어릴때부터 손 씻을 때 수도꼭지 손잡이도 물과 비누로 씻었는데.. 어른이 되고나서 언젠가 한국 TV에서 어떤 의사가 나와서 수도꼭지 손잡이를 손 씻을 때 같이 씻어라는 말을 하기에 나만 그런게 아니군 생각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별나게 깔끔떠는 성격은 아닌데 변기 뚜껑과 수도꼭지는 좀 그렇던데요. 미국사람이 별난건 아닌것 같네요.

    • mat 64.***.139.2

      허엇…신기하네요.
      저도 수도 꼭지 손잡이 씻는 버릇이 있는데…
      그런데 미국 초등 학교 보면, 아직도 이가 많아요…
      한번씩 이 경보 발령하고는 합니다.

    • 160.***.43.65

      우리 회사에 있는 애들은 손씻은 종이로 수도꼭지 잠그고 화장실문 열고 화장실 밖에 있는 휴지통에 버리고 가더군요.. 암튼 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기도 해요..

    • 아무래도 68.***.4.232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해외여행이 생활화 되어 있는 만큼, 각별히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죠.

    • 56 68.***.218.60

      아무일 없으면 미국이 비정상. 뭔일 터지면 다른나라가 안전불감… 뭐 이런게 세상사라 봅니다만…

    • 애들이 76.***.167.191

      미국 사람들이 germ에 좀 민감하고 나름대로 깔끔떠는 경향이 있긴합니다. 유럽에 비해서 몸씻는것, 옷갈아입는 것 훨씬 신경쓰죠. 그렇다고 다른 나라보다 병 덜걸리는지는 모르겠고, 실제로 또 지저분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냥 문화다..라고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저도 조심하게 되는 이유는, 감기 같은 것 잘못 걸리면 가족한테 옮기게 되서 문제고, 그리고 내가 골골하면 다들 같이 고생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안걸리려고 노력합니다.

    • diotima 210.***.83.39

      혹시 병원비가 너무 비싸서 미리 조심하는게 습관처럼 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요새 2MB가 의료보험 민영화 할거라고 헛소리를 하고 다녀서요.

    • sync 24.***.40.106

      회사 HR에서 보낸 감기예방 팁들에 보면 꼭 화장실에서 손씻고, 손닦은 종이로 화장실 손잡이를 잡고 등등의 말들을 써놓았습니다. 그 이후로 회사빌딩이 아닌곳에서도 그렇게 하는 습관이들어버렸네요.

    • tracer 198.***.38.59

      한편으로는 너무 germ에 예민해서 그만큼 몸의 면역력이 강화될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germ의 숫자로 보면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직장의 키보드가 직장의 변기보다 훨씬(몇백배로) 많다는 연구를 보았습니다.

    • mat 64.***.139.2

      요는 손을 얼굴에 갖다 대지 않는 것인듯 하네요.

    • Indiana 12.***.148.19

      mat님

      코를 후비면서 님의 글을 읽는 나의 심정은…?

      미국애들 좀 유난이지요. 화장실에서 그러고 집에는 그 신발신고 그냥 들어가는넘들…

    • 지나다 71.***.66.34

      Germ 에 민감하면 면연력이 떨어질것 같습니다. 쇼핑카드가 Germ 에 온상지라는 기사도 읽은 적이 있는데 미국인들이 화장실에서만 유별나게 행동하는 것은 심리적인것 갈네요.
      에휴님 읽을 거리 없으면 웬지 허전했는데, 열심히 도배해주세요.

    • west 66.***.8.139

      어느정도의 청결은 당연히 좋기는 한데요…지나친 깔끔 안떨어도 사는데 지장없지 않나요?

      그냥 우스개로 어릴적 동네 후배와의 얘기 한토막.
      “태수야, 형 방위할때 유격훈련중에 너무 목말라서 개천물 마신적 있어.”
      “형, 형은 그래도 흐르는 물 마셨잖아. 나는 해병대 있을때 고여있는 물 마셨어”

      그후 15년이 흐른 지금, 둘 다 건강히 잘 살아있어요 하면 자만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