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김형태 quote)

  • #100258
    tracer 68.***.125.164 2374

    몇 년 전에 김형태라는 양반(짬뽕 노래 황신혜 밴드 리더)이 쓴 “이태백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로 인터넷에서 잠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자기 홈페이지에서 청년들에게 카운셀링을 해주고 있었는데 직설적이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글에 감탄하면서 즐겨 읽곤 했습니다.

    여기 게시판을 보다가 그 사람의 통찰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되어 글의 일부를 퍼 왔습니다.


    생각을 깊이, 많이 하는 사람은 그 생각의 양분을 조달하기 위해서 주변에서 많은 정보를 흡수하기때문에 상식과 교양이 풍부하고, 문제해석에 대해 순발력이 뛰어나 타인과의 대화에서 논쟁으로 빠지지 않으며 좋은 결론을 이끌어 내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은 몇가지 새로운 정보들까지 얻어가게 합니다. 그러므로 평소 생각이 많은 사람은 대부분의 대화에서 환영받기 마련입니다.

    혼자 몽상을 많이 하는 사람은, 점차 단어선택이나, 문장배열까지 자기만의 문법, 대화법으로 변화하고, 단어 의미까지 자기만의 의미를 갖기 시작하여 결국 타인과의 보편타당한 대화가 점차 어려워집니다.
    몽상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고의 쾌락을 추구하기 때문에 책이나 기타 일반 정보들을 기피합니다.
    그런 몽상이 오랜 세월 생활화되면 어느새 자신의 생각과 너무 멀어진 현실세계를 경멸하게 되므로 사회생활, 대인관계에 트러블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자신은 철학적이고 이상적이며 정신적인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말은 이미 외계어가 되어버린 비현실적인 말들일 수도 있습니다. 몽상가와 결론에 도달하려는 대화를 시도하면 결국 어이없는 논쟁이 되고, 어느 지점에서는 똑같은 말만 서로 되풀이 해야하는 미궁에 빠져버리곤 합니다. 몽상가는 상대를 경멸하게되고, 상대방은 몽상가를 경계하게됩니다.


    • yjae 151.***.212.126

      아… “너 외롭구나” 라고 책도 내셨죠? 몇년전에 우연히 그 게시판을 찾게 되서 몇일을 걸려서 그 분이 답변 다신 글을 다 읽었었는데. 생각이 나네요 ^^

      http://www.thegim.com/Board/Counsel/boardlist.html?tname=counsel

      올리신 이 글을 보니까 많이 찔리네요. 저도 어렸을적에 유학 와서 혼자 있는 시간에 홀로 생각하고 결론을 내리는 즐거움을 많이 즐겨서…
      마침 사람들과 신선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 ffff 76.***.175.157

      예수가 구해줄거라고 매일 몽상하는 사람들과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이유가 이거였군요.

    • aaaa 65.***.69.130

      몽상가가 영어로 뭘까 영어사전을 보니까 좋은 예문이 나오는 군요.

      // People who said man would land on the moon used to be called dreamers. 옛날에는 사람이 달에 닿을 것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몽상가라고 불렸다.

    • k 68.***.125.115

      어떤 몽상이 실현되었다고 모든 몽상이 실현되는 건 아니죠.

      수많은 몽상중에 실제로 구현된 극소수의 몽상들은 단계적/과학적인 접근을 한 것들입니다.
      주로 “한방”에 어떻게 한다는 것들은 대부분 몽상에 그칩니다. 한방 믿으면 된다는, 그런 것들.
      몽상으로 그치면 다행인데, 주로 사기로 이어지죠.

    • aaaa 65.***.69.130

      수많은 몽상중에 실제로 구현된 극소수의 몽상들은 단계적/과학적인 접근을 한 것들입니다.

      —> 단계적/과학적 접근의 처음은 무모한 시도입니다. 즉, 무모한 시도를 하지 않은 몽상은 몽상으로 끝날 수가 있지만, 누군가 무모한 시도를 하였고 어느 정도 가능한 현실적인 결과를 얻어 낸다면 그것은 몽상이 아니라 현실 가능한 이야기가 되는 것입니다.

      20년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야구선수가 메이져리그에서 100승이상 할 것이라고 누가 예상을 했을 까요.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분명히 미친소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입니다. 물론, 그중에는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수에 의해서 미친 소리의 하나로 여겨질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박찬호 선수에 의해서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로 우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선수의 도전과 성과가 아니었다면 그런 이야기는 몽상적인 이야기로 치부되고 있었을 것입니다.

      위글에서는 몽상이 무조건 나쁜것이 아니라 오랜 동안, 많은 몽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이 가진 가장 뛰어난 능력중에 하나입니다. 이런 능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과학의 발전이 있었을까요?

      그리고, “몽상으로 그치면 다행인데, 주로 사기로 이어지죠.” 원글에서도 지나친 몽상은 대인관계의 트러블이 온다고 했는데, 대인관계의 트러블이 오는데 어떻게 상대방에게 사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사기라는 것은 상대방을 속이는 기만적인 행위입니다. 상대방을 속이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믿도록 하는 말을 해야하는 데, 몽상가의 말로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 타고난혀 38.***.223.45

      잠시 수학좀 마무리 짓느라 못 왔는데,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개인적인 의견 드립니다.

      일전에, 한번, 국민 연금 관리 공단이사 와 싸우시던 패널을 봤는데요, MBC100분 토론이었던것 같습니다. 뭐 결론은 없었던것 같은데요, 제가 느낀것은 ‘말빨’이 ‘사실’을 왜곡 시킬수 있다란것이었습니다. 뭐 결국, ‘국민연금’은 좋은 점뿐이다 였는데. 막상,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advantage 보다는 disadvantage가 더 많다란것입니다.

      사실, 많은 토론을 보다 보면, 많은 분들이 정작 결론 도달보다는 별것 아닌 말꼬투리 같은것에 억매이다가 시간을 소모 하는걸 봅니다. 일례로, 제가 본 분들중, ‘말을 그렇게 하는게 아니지’라면서 말 꼬투리를 잡는걸 많이 봅니다. 주로 맞춤법이 씨앗인경우도 많습니다.

      >>문장배열까지 자기만의 문법, 대화법으로 변화하고, 단어 의미까지 자기만의 의미를 갖기 시작하여 결국 타인과의 보편타당한 대화가 점차 어려워집니다.

      타인과의 보편 타당한 대화란게 어떤것인지 궁금합니다. 토론을 즐겨 보는 사람중 하나 인데요, 말빨과 사실 왜곡과, 말빨로 주제 흐트려 트리는 분들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 ‘보편 타당한 대화’를 이용해서 ‘말잔치’만 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근데 짤라 오신 글의 전반부는 너무 한쪽을 찬양 하고,
      후반부는 ‘몽상가’를 너무 몰아 붙이네요. 무슨 디자인 해 놓고 글 갖다 붙인 느낌이 강하네요.

    • 타고난혀 38.***.223.45

      kldp.org/node/55869

      저는 전문 서적 관련된 글 아니고서는 다른 글을 읽지 않는 ‘괴팍한’ 전산쟁이 후보 인지라서, 관련된 글도 이런글입니다.

      몽상가 로 치부될수 있는 후보 종류중 하나는 ‘말빨’이 약해서 제대로 표현을 못하거나, 시도할려는 방향이 ‘보편 타당하지’ 않은 이들을 다른 방향으로 다가 가시길 바라는 맘에 링크 답니다.

      개인적으로 말세련되게 저와는 인연이 길지 않은것이더군요.

    • 111 71.***.116.126

      “혼자 몽상을 많이 하는 사람은, 점차 단어선택이나, 문장배열까지 자기만의 문법, 대화법으로 변화하고, 단어 의미까지 자기만의 의미를 갖기 시작하여 결국 타인과의 보편타당한 대화가 점차 어려워집니다.” 근 5년 넘게 자의반 타의반 외톨이 생활을 한 제가 지금 이런 상태에 와있는데요. 쉬운 얘기도 어렵게 하고, 나한테는 말이되지만 남이 들의면 시적인 은유나 과장으로 들리는 표현을 사용하곤 합니다.

    • ISP 206.***.89.240

      엔지니어로써 소위 말하는 말빨이 안되면, 평생 공돌이 신세 못 면한다고 생각 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남들에게 잘 알아 먹도록 표현을 잘 하는 것이 엔지니어로써 잘나가기 위한 기본입니다.

      말빨이 안먹히는 엔지니어가 커다란 기계의 부속품과 뭐가 다릅니까?

      모든 잡에서 requirement가 superior communication을 요구 하는 것은
      엔지니어가 커다란 기계의 부속품과 다르기를 요구 하는 것입니다.

      많은 기술직이 인도, 중국등으로 off-shore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아직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off-shore 하지 않을 것은 가지고 있는 기술을 비지니스한테 제대로 interwoven 할 사람들 입니다.
      이건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면 절대로 불가능 합니다.

      엔지니어로써 non-disposible 혹은 non-replacable이 되기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읽으며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즉 소위 말빨이 되어야 합니다.

      나는 공돌이라 말빨이 필요 없다 라는 말은, 나는 능력이 없다 라는 말과 같습니다.

    • 타고난혀 38.***.223.45

      ISP님 사족 답니다.

      >>나는 공돌이라 말빨이 필요 없다 라는 말은, 나는 능력이 없다 라는 말과 같습니다.

      말빨이 필요 없다 라고 말하는게 아니라,

      ‘말빨’이 안되서 제대로 표현을 못하거나, 시도할려는 방향이 ‘보편 타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대화 하시는 분은

      ‘몽상가’가 아니란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