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사건은 삼성에게는 오히려 기회

  • #100043
    pelvis 141.***.206.239 2462

    제 생각엔 이번 비자금 사건은 삼성이 정상적인 기업이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 같습니다.
    삼성은 한국에서 이미 그냥 기업이 아닙니다.
    에버랜드 관련해서 편법 상속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을 때 삼성 다니는 제 동서가 한 말이 기억납니다.
    동서 말의 요지는 국민들이 어리석어서 삼성을 괴롭히면 국민이 힘들게 된다는 것을 모른다면서 누가 우리 국민들을 먹여살리는데 이런 하찮은 일로 삼성을 공격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삼성이라는 기업 하나가 차지하는 GDP의 비중도 클 것이고, 그 회사에 여러가지 연고로 밥줄이 걸려 있는 사람들의 GDP까지 합하면 엄청나긴 할 겁니다.
    그러니까 삼성을 건드리면 나라가 망한다면서 난리겠죠.
    하지만 제 생각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삼성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기업이 “내가 이 나라를 다 먹여살리는데”하면서 자신이 속한 국가를 얕잡아보고, 국내에서 룰을 지키면서 영업을 하지 않고, 혼자서만 법을 초월한 플래이를 일삼는데 정부와 국민이 그것을 다 방관하면 그건 이미 기업이 아닙니다.
    오히려 마피아나 마약상의 행태와 가까워지겠죠.
    그건 궁극적으로는 결코 삼성에게도 이롭지 않습니다.
    삼성을 비판하면 곧바로 좌파라거나 반기업정서를 가졌다는 비판을 하는 일부의 분위기도 문제입니다.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정상적인 우파라면 삼성을 비판해야 정상입니다.
    큰 기업들이 룰을 지키면서 기업활동을 해야 싹수가 있는 작은 기업들이 또 크게 자라나서 한국에 보다 많은 대기업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얼마전 무서운 영화를 보았는데 일본 공포영화를 패러디한 장면에서 여주인공과 동양 남자아이의 유령이 가짜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면서 밑에는 영어 자막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 가짜 일본어가 모두 그냥 일본 기업의 이름을 나열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업 이름(그것도 모두 아주 유명한)만 가지고 상당히 긴 대사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사실 놀라웠고, 국제적인 일본 기업들이 그렇게 많으니 일본이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존의 대기업은 룰을 지키면서 글로벌스탠다드에 충실히 적응하는 기업이 되도록 도와주고 그런 대기업들과의 공정 경쟁을 통해 신생 기업들도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풍토가 진정한 친기업환경이 아닐까요.

    • …. 155.***.166.31

      1. 지금까지 김용철변호사가 주장한 내용 중에 신선하거나 충격적인 내용은 없습니다. 삼성이 전직검사들 데려다가 검찰에 로비하는 것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삼성이 대선자금 뿌린 것도 다 아는 사실이고, 직원들 인맥 동원해서 전 한국사회에 영향을 주려는 것도는 다 아는 사실이고, 홍라희하고 이명희하고 미국 예술품 시장에서 큰손으로 활약하는 것도 다 아는 사실이고, 분식회계해서 비자금 만드는 것도 다 아는 사실이고..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은 아니었지만, 뭐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인데, 다만 확인을 하지 못했을 뿐이죠.
      또한 한국에서 삼성만 그런 기업에 속하지는 않습니다. 현대 SK LG 다 마찬가지 입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그렇다면, 근본적인 문제는 기업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여건에 문제가 있는 것이죠. 정말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의지만 있다면, 이런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번 비자금사건이 삼성 하나로 끝나는 문제라면 삼성만 손 보면 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한, 삼성을 손봐도, 또 똑같은 문제가 되풀이 됩니다.

      2. 일본에 국제적인 기업이 많다고 하셨는데, 그 중에서 신생기업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3. 다국적기업에게 있어서 글로벌스탠다드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별 국가에서의 사업환경에 따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서 대기업으로 사업하자면, 비자금 안 만들고는 사업을 못하는 것이 현실인데..기업만 탓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삼성이 잘했다고 칭찬하고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권력자가, 정치권이, 노동자가 삼성이 잘못되었다고 욕하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삼성이 잘못되도록 했는지를 생각해보고 스스로 비판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겠죠.

    • pelvis 141.***.153.233

      ….님의 말씀도 옳은 지적이십니다만 제 글의 주제는 단순히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문제를 넘어서 삼성이 다른 기업과 다른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바로 삼성이 대한민국을 지배하려 하고, 초법적으로 행동하려 하며, 그것이 실제로도 가능하다는 것이죠.
      다른 어떤 기업도 삼성만큼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신생기업 뿐 아니라 규모가 작은 기존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해나가는 것도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상황에서 국제적인 대기업을 보다 많이 가지려면 룰이 지켜지는 경제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한국 기업의 병폐가 한국 사회의 병폐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는 저도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 pelvis 141.***.153.233

      제가 일본 기업의 예를 든 부분에서 제가 글솜씨가 없다보니 의미가 모호하게 전달된 듯 한데, 저는 일본에서 신생기업이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우리도 신생기업이 성장하는 풍토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 아닙니다.
      일본에 국제적인 기업이 많은 것을 보고, 우리도 보다 많은 기업이 일어서야 하겠다는 것을 생각했고, 현재 풍토에서 더 많은 기업이 일어서는 것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가 대기업과 작은 기업 사이에서 룰이 지켜지지 않는 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중소기업이 더 성장하지 못하는 원인이 대기업에 가려 있다는 것 하나만은 아니겠지요.

    • KP 71.***.77.7

      갑자기….한국서LG 다닐때가 생각나네요..

      신입사원 교육시에는 죽으라고…정도경영을 외치고 외우게하더니…막상 회사서 업무시작하더니…LG(그때 당시019가 어려웠음..)텔레콤 친구 가족들 가입하라고 G랄치던 일이 생각하네요…
      정도경영이라고 말이나 말지….미국서 회사생활하면…이따위것들로 부터 자유로워서 좋네요…아직도 정도경영 외치고 있나?ㅋㅋ

    • KP 71.***.77.7

      아…또 그때 당시 LG텔레콤 광고중에..이런 말이 있었네요..

      상식이 통하는 LG텔레콤….ㅋㅋ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코미디네요..ㅋㅋ

    • 알버트 72.***.169.108

      삼성은 아직도 초일류 기업이니 하는 용어들을 쓰고 있다지요.
      그것도 코미디에 추가할만 하군요

    • 타고난혀 38.***.222.120

      >>얼마전 무서운 영화를 보았는데 일본 공포영화를 패러디한 장면에서 여주인공과 동양 남자아이의 유령이 가짜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면서 밑에는 영어 자막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 가짜 일본어가 모두 그냥 일본 기업의 이름을 나열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저는 웃다가 넘어졌는데, 여기서 이런 심오한걸 느끼시다니요.. -_-b 쵯오 십니다.

    • 경험자 24.***.205.118

      말이 좋아서 비자금이지 정확히 얘기하면 공금 횡령 혹은 유용 입니다.
      그 돈으로 정관계에만 뿌린것이 아니라 비싼 그림을 사러 전용기 타고
      유럽을 문지방 달듯이 들락 거렸습니다.
      그리고는 회사가 호황이면 이럴때 일 수록 자만하면 않된다고 하고,
      조금만 상황이 나빠질 조짐만 보이면 표시 안나게 부장, 과장들
      짜릅니다. 그돈만 빼돌리지 않았더라도 …..

      한 4년전에 삼성전기의 강호문 사장이 비슷한 사건으로 한번
      홍역을 치르더니….

    • KP 199.***.20.5

      simply, they are thieves!!

    • 부패척결 204.***.191.2

      비자금이 불법행위로 조성된다 치더라도 비자금을 운용하기위해 금융기관이 계좌의 전산기록을 조작한다는 것을 상상해 보았읍니까. 거기에 매수당한 금감원과
      검찰이 뒤를 봐준다면 법으로 그들을 단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믿을 건
      국민의 여론과 내부고발 문화가 환영받는 것이죠.

    • // 71.***.58.118

      어떻게 보면 고의로 생길수도 있을 일인데 정부가 바뀌기전에 미리 액땜한다고 좋은쪽으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과거나 기업문화가 이렇게 하지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했고 현재를 과도기로 본다면 이회사의 현재 위치(회사의 규모나 경쟁회사들과의 관계등)에서 간접적으로 생존과 무관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극과극의 양면성이 될수도 있겠습니다. 모기업처럼 공중분해 되지않고 생존해 있었기에 국민의 경제나 도움리 될수 있었고 세계로 도약할수도 있었으므로 생존에 가치를 두고 싶습니다.
      지금의 상태에서 삼성을 일벌백계의 교훈으로 삼기도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과거의 차범근이나 김연아가 선수들이랑 같이 동네에 나갔다 싸움이 나서 죽지않기 위해 사람을 죽였고 동료들은 다 도망가고 이선수가 현장범으로 잡혔다면 법을 지키고 모범이 되어야할 공인이 사고를 쳤으니 살인범으로 형량을 주겟다고 하는것도 현명해 보이지만은 않아 보일거 같습니다.러시아나 중국같은 나라를 보더라도 세계는 신념같은거 보다 경제력에 많이 좌우되어 보이는데 삼성이 미국에서 셀폰이나 티브같은분야에서 거의 탑으로 로컬뉴스까지 나오는걸 보면 국력에 기여하는면도 많다고 보여집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줄기세포같은 과학이나 기술의 첨단이 바뀌는 시국에 내부의 흔들림으로 선두를 놓치기 보다는 이쪽은 이대로 힘을 실어주고 내부환경적으로 전체적으로 같이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보여집니다.

      우리나라에서의 탑기업이 미국에서도 거의 탑이 되는것은 우리의 실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이고 국내의 환경에 적응력과 경쟁력이 탑이었던 회사가 미국문화에서도 적응력과 경쟁력이 뛰어낫다는것이며 미국같이 투명하고 건전한 곳에서 제대로적응하고 경쟁에서도 이겼다고 보여집니다.한국이 투명하고 건전하다면 한국에서 미국에서보다 더 잘할수 있을것 같기도 합니다. 이회사의 한국에서의 성공은 부정적인 면보다도 긍정적인면에 있다는것도 되겠습니다.
      건전한 한국의 기업문화분위기를 정부와 기업이 같이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